어제와 비슷한 오늘은 있어도 똑같은 오늘은 없듯이
어제와 비슷한 노을은 있어도 똑같은 노을은 없다.
요즘 노을 보는 재미가 즐겁다.
사실..
산책로에 산책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
좀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간간히 자전거 타는 사람도 있고, 또 멍뭉이 산책시키는 사람도 있어서...
너무 어두워지는 듯 싶으면 절반까지만 갔다가 차가 다니는 뚝길로 올라와 돌아오곤 한다.
아침잠이 많아 이 동네 아침노을은 어떤지 잘 알지 못하지만..
이렇게 저녁노을처럼 이쁘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동쪽은 산 산 산뿐이거든..
아까 남편이 퇴근하는 길에 논에 들러서 일을 좀 하고 오겠다고 해서
슬리퍼 끌고 멍뭉이 앉고 나갔다.
펑펑 놀고 있는 논에는 애쓰지 않아도 풀들이... 작년의 자손들인지 참외 넝쿨들이
또 자라나고 있다..
이렇게 몇 달을 쉬어 보는 게 얼마만인데.. 내 맘대로 하게 내버려 둬! 하듯이
지 하고 싶은 대로 지가 좋아하는 풀들만 없애고 갈아 없고, 또 없애고 갈아 업어도
끈질기게 키워낸다.
흙의 숙명인가... 뭔가 키워 내야 하는 것이..
암튼 지간에 남편이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면 뒷걸음질 치다가
철버덕 엉덩이로 주저앉았다.
이 뭔 일인가...
남편은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고...
엉덩이로 주저앉는 것이 취미이자 특기도 아니고..
아니 근데 이번에는 정말 나도 할 말이 있다.
흙이 파인 곳이 있었고, 하필이면 내가 뒷걸음질 치다가 거기를 밟았고,
거기다 슬리퍼를 신었고.....
근데 웃기는 게 뭔지 알아!
엉덩이로 쿵 했는데
허벅지 근육이 그때는 몰랐는데 이 밤에 욱신욱신하다는 거. 흐흐흐...
허리도 쫌 아프고...
정말이지 나하고 슬리퍼는 안 맞는 모양이다.
앞으로는 가까운 외출이래도 꼭 꼭 운동화 챙겨 신어야지 싶다.
내일이면 더 아플까?
은근 꺽정스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