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어제와 비슷하지만

그냥. . 2022. 9. 20. 21:44

어제와 비슷한 오늘은 있어도 똑같은 오늘은 없듯이

어제와 비슷한 노을은 있어도 똑같은 노을은 없다.

요즘 노을 보는 재미가 즐겁다.

사실..

산책로에 산책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 

좀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간간히 자전거 타는 사람도 있고, 또 멍뭉이 산책시키는 사람도 있어서...

너무 어두워지는 듯 싶으면 절반까지만 갔다가 차가 다니는 뚝길로 올라와 돌아오곤 한다.

아침잠이 많아 이 동네 아침노을은 어떤지 잘 알지 못하지만..

이렇게 저녁노을처럼 이쁘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동쪽은 산 산 산뿐이거든..

아까 남편이 퇴근하는 길에 논에 들러서 일을 좀 하고 오겠다고 해서

슬리퍼 끌고 멍뭉이 앉고 나갔다.

펑펑 놀고 있는 논에는 애쓰지 않아도 풀들이... 작년의 자손들인지 참외 넝쿨들이

또 자라나고 있다..

이렇게 몇 달을 쉬어 보는 게 얼마만인데.. 내 맘대로 하게 내버려 둬! 하듯이

지 하고 싶은 대로 지가 좋아하는 풀들만 없애고 갈아 없고, 또 없애고 갈아 업어도

끈질기게 키워낸다.

흙의 숙명인가... 뭔가 키워 내야 하는 것이..

암튼 지간에 남편이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면 뒷걸음질 치다가

철버덕 엉덩이로 주저앉았다.

이 뭔 일인가...

남편은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고...

엉덩이로 주저앉는 것이 취미이자 특기도 아니고..

아니 근데 이번에는 정말 나도 할 말이 있다.

흙이 파인 곳이 있었고, 하필이면 내가 뒷걸음질 치다가 거기를 밟았고,

거기다 슬리퍼를 신었고.....

근데 웃기는 게 뭔지 알아!

엉덩이로 쿵 했는데

허벅지 근육이 그때는 몰랐는데 이 밤에 욱신욱신하다는 거. 흐흐흐...

허리도 쫌 아프고...

정말이지 나하고 슬리퍼는 안 맞는 모양이다.

앞으로는 가까운 외출이래도 꼭 꼭 운동화 챙겨 신어야지 싶다.

내일이면 더 아플까?

은근 꺽정스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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