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질꼬질해서 씻겨놨더니
완전 뽀송이다.
뽀송뽀송한 털 느낌이 너무너무 좋아서
자꾸 건드렸더니
거실로 도망가시겠다고
문 열아 달란다.
싫은데~ 하고 처다 봤더니
박박 많이도 아니고 딱 두 번 앞 발로
문을 긁는다.
문 열그라 얼른~ 하듯이..
열어 줬더니
화장실 문 앞으로 직행..
문 열려 있는데. 왜? 했더니
형광등 켜 달라고 깜깜해서 화장실에 갈 수가 없단다.
불 밝혀 드리니 볼 일 보고 나오시더니
박박박박 지가 무슨 마이클 잭슨도 아니고 문워크를 추신다.
그리고는 주방행..
왜! 뭐? 했더니 냉장고 앞에 뜨악하니 앉는다.
간식 내놔!
나 쉬 잘했잖아. 네가 귀찮게도 하고~ 하는 듯..
배가 아직 덜 찼구나 싶어 간신 쪼개서 밥 위에 올려놓으니
하나 둘 사료 알을 물어 내놓고 간식을 먼저 드시더니
사료도 드신다.
배 고픔.. 사료 먹으면 좋은데 꼭 간식을 올려달라 보챈다.
그러니 저렇게 두리뭉실 뚱땡이가 되어가지..
털 쪘다고 우겼는디..안아보면 묵직하다.
털 속에 감춰진 통배와 두리뭉실한 허리.
어쩔 거야.
고구마의 계절인디
올 겨울 지나고 나면 진짜로 비만 강아지 되는 거 아닌지
심히 걱정이기도 하지만..
털뚱띵이 우리 강아지 너무 귀엽다.
우울하다가도..
저녀석을 보면 웃음이 난다.
가끔... 사는게 참.. 싶다가도...
저넘이 있으니 건강해야지 싶다.
저 아이가 없었으면
참 많이 달랐을 거다. 내 일상이..
저 아이가 있어 이 가을이 그닥 쓸쓸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