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건들지 마! 한다.

그냥. . 2022. 11. 9. 22:37

피곤하시단다.

자기를 너무 오랫동안 바람도 차가운 

그것도 맨땅인 마당에 내버려 두셨단다.

산책도 절반만 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소파 이불 위로 올라가 

나........... 피곤해.. 건드리지 마! 하고 있다.

야! 국수.

니가 피곤하냐 내가 더 피곤하냐.

아침부터 무 만한 고구마 껍질 벗겨 적당한 크기로 잘라

삶아내고 또 삶아 내고... 한 김 시켜

스틱으로 자르려고 쟁반 가득 펼쳐 놓고..

점심때 도착한 간식 재로 

다듬고 손질하고 자르고 물기 걷어내고...

내가 더 힘들었지..

넌 고구마도 얻어먹고...

고기 있으니까 그렇게 잘 먹던 고구마도 잘 안 먹데

닭가슴살이며 이것저것 썰어서 스틱형으로 만드는데

먹고 싶다고 떼도 안 쓰고..

닫힌 대문만 몇 번 노려보다가

햇살 좋은 양지쪽에 누웠다 앉았다 그랬잖아. 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전부터 이래저래 바쁜 엄마 뭐 실수 안 하나..

고구마는 깨끗하게 씻어  삶는지..

간식 만들 재료들은 잘 손질하는지

관리 감독하느라 지쳤니?
ㅎ..

우리 멍뭉이 진짜로 힘들었나 봐

방바닥에 철퍼덕 누워서 코 고는 소리가

텔레비전 소리보다 더 크게 들려..

강아지 간식 만드는 일이 

분기별 행사처럼 되어 있다.

근데 가끔 마트 간식도 사다 먹이고..

사실 마트 간식을 더 좋아한다.

그럼에도 만들어 먹이는 것은..

건강했으면 싶어서이고,

좋은 간식은 그 가격이 만만찮아서 이기도 한데

사실..

가끔은 귀찮기도 하다.

요넘이 이렇게 정성 들여 만들어 줘도..

마트 간식에 환장을 하고..

간식도 가려 드시는 버르장머리라고는 일도 없는 멍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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