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비온다.

그냥. . 2022. 11. 28. 23:01

낮부터 내린 비의 기세가 어둠과 함께 등등해졌다.
창문을 뚫고 방안까지 들어오는 빗소리가
월드컵 축구경기 보느라 잠시 안 들렸는데
쉬어가는 시간이고 보니 주룩주룩 주르륵 솔가 들린다.
잘했으면 좋겠는데..
아니 잘하는 걸로는 좀 부족하고 이겼으면 좋겠는데
이기지 못하면 비기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어려울 것 같다는
큰아이의 첨언..
환호가 터져나오는 경기이면 더 좋겠지만
우리의 바람보다 저기서 경기하는 선수들의 바람은
더 더 더하겠지.
그러니 잠자코 응원...
후반전 시작 되었다.
비가 내린다.
언니가 운전하고 내려오는데 비가 와서 긴장을 많이 했단다.
그래서 어깨가 아프다고~
그래도 대단하다.
거기서 엄마네까지 고속도로 타고 내려 올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나는 생각도 안 하는데 말이다.
그렇게 언니가 왔고, 세상 편하고 빠른 기차 타고 동생이 내려왔지만
나는 집에 있다.
어제 점심 저녁에 아들 감기약을 먹었더니 아치에 제법 좋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아닌 것 같아서 괜히 가서 언니나 동생 엄마에게
감기나 선물하고 올까 봐 망설였다.
병원 안 가도 될 것 같은 마음이 슬금슬금 들었지만
아들 넘 무서워 병원 다녀왔다.
내일은 남편이  볼일이 있어서 쉬는 날이라
볼일 보고 컨디션 괜찮으면 집에 다녀 올 생각이다.
괜찮겠지 이 정도면 뭐 아주 양호해.
아들 약 먹었다니 용량이 안 맞을 텐데 하며 걱정하는~
그래서 이렇게 두 방에 좋아졌나~ 싶기도 하다. ㅎ..
새 뜨개질을 시작했다.
요크 늘림 스웨터..
처음 떠 보는 방식이다.
동그랗게 시작해서 어깨 부분까지 무늬가 다양하게 들어가는..
좀 새로운 방법이다 보니 신경이 많이 쓰이고.. 축구 보다가
뜨개질하다가..
두 개 다 안 되는 거 같아서 접었다. 그러고 시계 보니 열 한시..
흠...
그러고 보면 확실히 익숙한 방법보다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할 때
더 신이 난다.
오늘 감기 탓하며 운동도 안 가고 산책도 안 나가고
하루 종일 엉덩이 붙이고 앉아 뜨개질을 했다.
재밌다.
나 좋아하는 것은 피곤하지도 않아.
울 엄마 그 넘의 뜨개질 좀 하지 말라 하지만...
난 뜨개질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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