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뭉이는 눈이 좋아 뛰는 걸까?
발이 시려 뛰는 걸까?
발이 시린 것 같기도 하고 눈이 싫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발이 시리기만 하면 나가기 싫어할 텐데 이렇게 폴딱 폴딱 뛰어다니는 걸 보면
눈이 좋아 뛰기도 하는 것 같다.
엄마네는 눈이 엄청 내렸단다.
눈 좀 녹았어? 하고 물으니
그렇게 빨리 녹아 없어질 눈이 아니여.. 하신다.
장화를 신어도 장화 안으로 눈이 들어와서 걸을 수가 없었다고
그래서 장화 신고 우비를 입고 마을회관에 가셨다 한다.
엄마 평생 그렇게 많은 눈은 처음인 것 같다고 하시니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는지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눈 내린 지가 벌써 이틀은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여기저기 눈이 얼어붙어 있다.
오랜만에 멍뭉이 데리고 산책을 천변으로 나갔는데
안 녹은 눈에 녹은 눈, 거기에 얼어붙은 눈에 눈 녹아 고인 물까지
온통 질척였다.
어지간해서는 햇살이 잘 드는 곳이니 녹아 말랐어야 맞는데
날이 추우니 다 녹지는 못하고, 녹다 말다 한 눈이 더 질척여서
절반은 안고 절반은 걸려서 산책을 했다.
내 옷도 버리고, 멍뭉이 옷도 버리고..
질척이는 눈 녹은 물은 더 차갑겠지
양말에 운동화까지 신은 내 발도 시리다 하는데
맨 발에 젖은 땅과 눈 녹은 물과 녹지 않은 눈과 얼은 눈을
번갈아 가며 밟아대는 멍뭉이 발은 얼마나 시리겠어.
그래도 더 멀리 가고 싶다는 거 달래서 일찍 들어왔다.
날이 며칠 맑았으면 좋겠다.
젖은 땅이 좀 바싹하게 마를 수 있도록..
요 며칠 일기 쓰는 걸 게을리했더니
일기 쓰는 게 좀.. 어색해질라 그러네..
참.. 쉽지 않아 꾸준히 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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