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비가 내린다

그냥. . 2022. 12. 21. 12:48

비가 많이도 내린다
지난번의 잔설이 비에 대책없이 흐물거리며 녹아 내린다
지금 이 비가 눈이었다면 세상은 지금과는 다른 색 다른 느낌이겠지
겨울비는 너무 스산하다.쓸쓸하다
어제 밤에 기침을 제법하던데 출근하지 말라고 했더니 가야한다고 남편이 출근했다
생강차 가져간다기에 끓여 보온병에 넣어 주었더니 놓고 갔네
깜박했는지 혼자 먹기는 뭐하고 나눠먹기는 사람이 좀 많은건지 모르겠다
출근하는 남편 어깨 뒤에 대고 이불속에 앉아서 괜찮겠어? 했더니 괜찮아 하면서 병원 꼭 다녀오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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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불쑥 들어왔다
점심 먹으러 왔단다 혼자 있음 안 먹을 거 같다고 굳이 집에까지 왔네
물론 그렇기는 하다 입맛이 별나라 구경 가버린 지금은 황금 죽을 가져다 줘도 고개를 저을 판이니
어찌되었건 남편이랑 점심을 먹으면서 일부러 집에 와 준것이 고맙기도 한편으로는 귀찮기도
그랬다
안그럼 또 차나 한잔 마시고 약을 털어 넣었겠지 그럼 또 식은 땀이 주룩 했겠지
어제는 미웠다가 오늘은 고마웠다가
또 안쓰러웠다가 그러는게 부부사이인가 보다
절반은 숨을 죽인 감기가 되살아 나지 않도록 단단히 동여메야겠다
비온다
겨울비가 많이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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