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세 번이나 봤는데 빠진것이 있어 동네 하나로 마트에 갔는데 아홉시 조금 넘었는데 사람들 부지런도 하다
반대차선 갓길에 주차하고 횡단보도 앞에 섰는데 날아갈 것 같다
좀 더 일찍 올걸 싶었지만 파고드는 추위가 싫지만은 않다
묵 가루를 열심히 찾는데 없다
1,2층 다 뒤져도 없길래 정신없는 직원 분에게 물었더니 가루는 없고 묵만 있단다
간만에 좀 끓여서 나눠 먹으러 했더니 아쉽네
주방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에 구름이 내 마음처럼 바빠 보이고 지붕 넘고 또 너머 멀리 있는 빈 나뭇가지의 흔들림이 바람의 세기를 가늠하게 한다
별루 일 없는데 마음만 바쁘다
생선 손질해놓고 전 부칠 거 물기 마르게 준비하고 채소 다듬고 고사리 삶고 오늘은 사실 별 거 없다 내일이 좀 바쁘지
그래도 명절이라는 것이 필요히다니 바빠야지
한낮 고요속에 세탁기 물 들어가는 소리 주방 창 너머 베란다 창 밖 명절 준비하는 바람소리 내 뱃속에 공기 굴러 다니는 소리 양 귀에 얌전한 귀뚜라미 울음소리
이 많고 다양한 소리가 있어도 고요하다 싶은 건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다
달달하게 내린 커피 한잔이 쉬엄쉬엄 들어가도 내 뱃속은 허전한지 자꾸 소리를 낸다
점심 차려야겠다 우리집 남자 밥 먹으러 오다가 저 바람에 날아 오는 거 아닌지 몰라
겨울 바람은 집안에 있어도 그 소리만으로도 무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