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역에는 아파트 단지가 몇 개 되지 않는다.
예전에 비해 농사의 비중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우리 윗 세대는 대부분이고 남편 세대까지도 농사를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없지 않은 곳이다.
그렇다고 완전 시골이라고 하기에는 또 뭐 하다.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군과 시로 나뉘는 것이 대부분의 생활권은
시내 마트이고 병원이고 편의시설이다.
그런데 이 지역에 몇 년 전에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남편 지인 분 중에 몇 분이 아파트 분양을 받았다.
지인이라기보다는.. 자녀들이 분양을 받았다.
남편 친구도 아들이 결혼을 앞두었으니 그런 쪽에 더 많이 신경을 썼을 거고
분양받는데도 유리했을 거고 분양받아 이번 봄에 새 아파트로 입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동안은 제밥 많이 부러웠다.
우리 아들도 분양신청이라도 해 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우리는 정말 아파트에 살아 본 적이 없어서
분양이고 청약이고 잘 몰랐다. 아니 지금도 모른다.
그래서..
거기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분양받아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긴 지금 생각해 보면 분양가보다 얼마큼씩 빠졌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집값 하락이 얼만큼 이어질지 모르지만..
요즘같이 고금리 시대에 무리한 아파트 분양은 안 받으니만 못하다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경제니 아파트니 그런 거 잘 모르면서 이런 이야기들에
귀가 쫑긋 새워지는 것은
이제 주소가 이 지역에서 벗어날 일 없을 것 같은
아들이 있기 때문이겠지.
아들은 아직 아파트에는 관심도 없는데
나는... 거실 빼고 전부 다 은행 거라고 해도 새 아파트 입주해서
시작하는 지인 아들이자 아들 친구인 그 아이가 왜 이렇게 부러운 걸까
내 아이가 결혼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