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나보다 체력적인 면에서 월등하다는 거다.
지난 목요일 동생이 서울에서 내려왔다.
엄마가 병원 예약이 잡혀있는 날인데
그때는 누군가 엄마 옆에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이야기를 했더니
두말없이 동생이 내려온다고 했다.
내가 엄마 병원 갔다가 내려가도 아무 문제없는데
엄마는 그걸 원치 않는다.
병원 왔다 갔다 하는 것도 걱정인데 어떻게 거기까지 운전하고 내려오느냐는..
그렇다 해도 평생 아들 아들 하는 엄마가 아들하고 있는 거보다는
내하고 있는 게 훨씬 편할 텐데도 엄마가 원치 않았다.
나는 또 그냥 엄마 마음 편하게 해 준다는 핑계를 주저앉았고.
어쨌건 깁스한 아들넘 두고 집 비우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
날을 어쩜 그렇게 잘도 맞추는지...
일부러 줄 세우려 해도 쉽지 않을만치 요즘 일들이 겹치기로 주어진다.
어쨌건..
엄마네 동네에 무슨 이유에서든 좀도둑이 심심찮게 드나들어서
시시티브이를 설치하고 싶어 하셨는데
시시티비 회사에 신청했다가
알아보니 아주아주 저렴한 가격에 화소도 횔씬 좋다고.. 찾아보니 설치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사 가지고 내려왔었다.
그렇지만.
동생은 말 그대로 책상 의자를 한 몸 삼아 모니터 바라보며
머리만 글리며 살아온 사람인데..
생각처럼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울 엄마의 완벽주의는 또...
그래서 결국 설치만 기사님 불러서 해야겠다고 통화하는데
남편이 옆에 있다가 자기가 알아서 해결해 주겠다 그러더니
오늘 새벽에 동네 아저씨 모시고 엄마네 가서
깔끔하게 설치해 드리고 왔다.
쉬는 날 없이 일하고.. 오늘 하루 쉬는 날은
엄마네 가서 두 시간 넘게 시시티브이 설치하는 거 거들고 와서는..
또 오후에는 관심이 가는 아파트 단지 구경하고 오고..
나는 어제저녁잠 좀 설쳤다고 오늘도 몸은 늘어지고
발뒤꿈치는 자꾸 사라지려 하는데
우리 집 남자는 쌩쌩하다.
다행이기는 하다.
가끔 피곤해 하기는 하지만 금방 회복되는 거 같아서...
나
나는..
운동을 그렇게 하는데 왜 자꾸 여전히 내 세상은
나사 하나쯤 빠진 흔들의자 같은 걸까.
먹는 거까지가 운동이야 라는 아들 넘의 말
다시 한번 명심해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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