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3월이다.
3월 하면 왠지 봄이 느껴진다.
사실은 겨울보다 더 날카로운 바람 때문에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에 움츠려 들기는 하지만 말이다.
큰아이 집에 오고 작은 아이 졸업하고
다 좋은 일인데 좀 많이 비틀거렸다.
흐흐흐..
손목에 클럭인가 뭔가 붙였더니
자판기 두드리기가 쉽지 않네.
이거 큰아이가 작년 오월에 사 주었는데 한동안 쓰다가
안 쓰고는 다시 쓰기 시작했는데 크기에 비에 제법 괜찮은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안마느낌이 제법 나.
마사지하는 거 같기도 하고..
친구한테 전화를 했다.
이러쿵저러쿵..
또 신세 한탄..
걱정이 없어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만들어 걱정하느냐 했더니
그래도 어쩌고 저쩌고..
니 팔자가 편해서 걱정을 사서 하는 거라고..
걱정한다고 걱정이 사라지더냐고
걱정하던 일이 꼭 일어나더냐고..
걱정이 걱정에 도움이 되더냐고 몰아 붙였더니
서운해하는 눈치라 그랬다.
야 걱정은 현실만.. 지금 현재 상황만 해도 괜찮아
나처럼 지금 현재 걱정
했더니 네가 뭐 어때서? 한다.
너 나 잘 알아? 나 자 모르잖아 했더니
네가 이야기를 잘 안 하잖아 한다.
야! 오늘도 내가 너한테 하소연하고 싶어서 했는데
넌 니 걱정만 늘어놓았잖아~ 했더니
네가 뭔 걱정이 있는데... 하는 거다.
그래 이래저래 이야기를 했더니
그 때사 걱정.. 흐흐흐..
그러고는 또 자기 이야기..
친구니까....
내가 이렇게 막 말 해도..
사실은 한 번쯤은 친구에게 서운했던 부분을 말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그렇지만 이 친구는 그렇다. 늘..
나를 걱정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늘 외로워서 나만 보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은 모양이다.
근데 웃기는 건
정말 속상한 일이나 정말 걱정할 일은 이야기를 안 하는 것 같다는...
그러면서 늘.. 징징 거린다.
야... 친구..
가끔 나는 네가 버겁다.
그러면서도 니 그 징징 거림에 중독되었나 봐.
내가 이렇게 먼저 전화해서 니 징징 거림을 듣고 있으니 말이다.
나도..
내 이야기도 좀 들어주라....
네 이야기 하기 전에 내 마음도 좀 들여다 봐 줘..
가끔은 내가 니 친구인가..
아님.. 선생님이나 엄마인가.. 싶을 때가 있어.
근데 그거 아냐. 난 울 엄마한테도 너처럼 징징 안 거리거든..
그래도 오늘은 내도하고 싶은 말 다 했다.
기분 나빠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너 맘 상할까 봐서 가볍게 이야기 하긴 했지만
내 본심이거든.
가끔은 버겁고.. 가끔은 안쓰럽고
또 가끔은 피하고 싶기도 한.. 친구다. 너는
3월 첫날부터 친구 험담이나 하고..
나도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