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네 집에 시시티브이를 설치했다.
동네에 반기지 않는 손님이 집안에 주인이 없을 때만
이 집 저 집 방문을 하는데
동네 사람들 눅도 의심하기 그렇고
그렇다고 늘 불안 속에서 살기도 그래서
이 집 저 집 설치하기 시작한 시시티브이가
엄마네 집에도 들어왔다.
우리 남매 폰으로 엄마네 집 대문 앞마당과
텃밭이 눈에 들어온다.
가끔 들여다보며 울 엄마 잘 계시나 하고 살핀다.
토방 댓돌 위에 엄마의 운동화와 슬리퍼가 잘 올려져 있으면
엄마가 지금은 집 안에 계시는구나 싶고
슬리퍼가 안 보이면
동네 마실 나가셨구나... 싶고
빨간 엄마 장화가 눈에 들어오면
엄마가 오늘은 텃밭에서 일을 하셨나? 싶고..
가끔 텃밭을 돌보시는 엄마가 보이면
울 엄마는 참 부지런도 하셔 생각한다.
텃밭 위쪽으로는 사각지대인 게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반갑잖은 사람 방문을 자제하려고 설치한 시시티브이로
하루에 몇 번씩 엄마네를 들여다 보고
엄마를 살피는 일이 참 신비스럽고
반갑다.
그러면서 느낀다.
오전에도 오후에도 엄마는 텃밭에서 한참을 돌아다니셨다.
저녁에 통화하면서 물으니 풀 하나씩 올라오는 거 호맹이로 긁어 버렸단다.
평생을 부지런히 움직이시는 엄마에 비하면 나는
참 무기력하게 사는구나 반성한다.
/
미용실 가서 염색하고 왔는데
머릿속이 근질근질하다.
나도 염색약이 잘 받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허연 새치머리로 살기엔 아직 나이가 어리고...
다음번에 미용실 가면 염색약 좀 바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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