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세상 모르고

그냥. . 2023. 9. 11. 22:26

세상 모르고  편하게 주무시는 것 같아서

슬그머니 일어나면

저 자세로 고개만 들고는 얼굴만 살짝 돌려서 바라본다.

뭐 하게? 하듯이..

뜨개질 잡고 앉아 있으면 안심이 되다가

뭔가 움직이는 가 싶으면 본능적으로 어디 가? 싶은 모양이다.

저 길다란 소파에 꼭 저 방석이 있어야만 편안해하는.. 건

뭔지 모르겠다. 

멍뭉이를 위해서 저 실로도 하나 만들어야 할까 보다.

 

가만히 엄마네 시시티브이 영상을 들여다본다.

컴컴한 토방에 전구 하나가 빛나고 있다.

그 전등 불빛 밑으로 날벌레들의 움직임이 어지럽다.

엄마의 3년 넘어 4년 차로 가고 있는 전동차는

오늘도 얌전히 옷 잘 입고 앉아 세월과 바람과 

그리고 이슬을 피하고 있다.

이미 처마 밑인데도 불구하고 

늘 저렇게 거의 모든 날을 귀하게도 대해주니

엄마네 있는 전기제품이나 물건들은 대부분 우리 멍뭉이보다

나이가 많다.

엄마네 마당에 어둠이 짙다.

엄마의 밤은 외로우실까?

일상이려니 하고 별 느낌 없으실까?

나는 이렇게 어울렁 더울렁 살아도

귀뚜리 소리가 처량 맞다 느껴지는데 말이다.

 

단축 번호를 큰아이한테 잘못 눌러서

바로 정지버튼 눌러서 안 간 줄 알았는데

전화가 왔다.

엄마 부재중 찍혀 있어서... 하며

아니야 엄마가 잘못 눌러 바로 껐는데 갔더냐? 했더니

어.. 요즘은 잠깐만 잘못 눌러도 오드라고~ 한다.

이렇게 꼭 확인 전화 해주는 아들이 늘 고맙다.

언제든 어디서든 상황만 되면 늘 확인해 주는 아들..

그래서 더 조심한다.

정말 급한 일 아니면 일하고 있을 때는 전화는 안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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