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르고 편하게 주무시는 것 같아서
슬그머니 일어나면
저 자세로 고개만 들고는 얼굴만 살짝 돌려서 바라본다.
뭐 하게? 하듯이..
뜨개질 잡고 앉아 있으면 안심이 되다가
뭔가 움직이는 가 싶으면 본능적으로 어디 가? 싶은 모양이다.
저 길다란 소파에 꼭 저 방석이 있어야만 편안해하는.. 건
뭔지 모르겠다.
멍뭉이를 위해서 저 실로도 하나 만들어야 할까 보다.
가만히 엄마네 시시티브이 영상을 들여다본다.
컴컴한 토방에 전구 하나가 빛나고 있다.
그 전등 불빛 밑으로 날벌레들의 움직임이 어지럽다.
엄마의 3년 넘어 4년 차로 가고 있는 전동차는
오늘도 얌전히 옷 잘 입고 앉아 세월과 바람과
그리고 이슬을 피하고 있다.
이미 처마 밑인데도 불구하고
늘 저렇게 거의 모든 날을 귀하게도 대해주니
엄마네 있는 전기제품이나 물건들은 대부분 우리 멍뭉이보다
나이가 많다.
엄마네 마당에 어둠이 짙다.
엄마의 밤은 외로우실까?
일상이려니 하고 별 느낌 없으실까?
나는 이렇게 어울렁 더울렁 살아도
귀뚜리 소리가 처량 맞다 느껴지는데 말이다.
단축 번호를 큰아이한테 잘못 눌러서
바로 정지버튼 눌러서 안 간 줄 알았는데
전화가 왔다.
엄마 부재중 찍혀 있어서... 하며
아니야 엄마가 잘못 눌러 바로 껐는데 갔더냐? 했더니
어.. 요즘은 잠깐만 잘못 눌러도 오드라고~ 한다.
이렇게 꼭 확인 전화 해주는 아들이 늘 고맙다.
언제든 어디서든 상황만 되면 늘 확인해 주는 아들..
그래서 더 조심한다.
정말 급한 일 아니면 일하고 있을 때는 전화는 안 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