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하늘이 올려다 보이는 창가에 앉았다.
느껴지는 바람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참 좋다.
어제부터 우리 집 멍뭉이가 좀 아프다.
분리불안인가...
가끔 집에 혼자 두는 시간이 길어질 때면
구토를 해 놓는 경우가 있었다.
가만히 보니
잘 기다리고 있으면 금방 올 거야 하며 간식을 물려주면
따라나서고 싶은 마음에 그 간식을 후다닥 해 치우려다 생긴 불상사라고
생각했다.
그려면서도 잘 있었다.
못 따라 가는 곳이구나... 싶으면 얌전히 앉아 배웅을 하기도 하고,,
마당에 차 들어오면서 들여다 보면
소파에 얌전히 앉아 목만 쏘옥 빼고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뭐 별 걱정하지 않았다.
날마다 같이 나설 수도 없는 것이고..
분리불안 있을 이유가 없다.
저 아이는 혼자 있는 시간에 제법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이 집에 오고 미안하지만 혼자 두고 일도 해야 했고,
볼일도 봐야 했고, 마트도 병원도 다니고
모임도 나가야 했으니까..
올해는 변화가 좀 많기는 했지만 거기에는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혼자 두지 않았다.
심지어 멍뭉이 낯선 엄마집에서 스트레스받을까 봐
일 년에 두 번 만나는 친구들 모임도 빠졌었으니까.
엊그제 결혼식..
작은아이가 집에 와서 제일 좋은 건 멍뭉이다.
간식을 주는 사람이 하나 더 늘었고,
작은 형아는 늘 그 간식에 후했고,
내가 오늘 아니면 언제 주겠어. 하며 챙기니
멍뭉이는 작은아이만 졸래졸래 좋다고 따라다니곤 했었다.
그러다가 결혼식 가느라
해가 중천에 있을 때 나가며 혹시 어두워지면 불안해할까 봐
등을 밝혀놓고 나갔었다.
늦어져 가는 저녁에 집에 돌아 와 보니 아이는 더없이 환영해 주었고,
간식과 밥도 잘 먹었고,
작은아이에게 이쁨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새벽에 구토를 하더라고..
그래서 스트레스 받았구나 했는데
어제 좀 좋지 않았다.
일요일이라
큰 병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안 좋으면 오늘 병원 가자 싶어
멍뭉이 유산균을 먹이려 하니 안 먹는다고 고개를 획 돌리는 통에
볼에 매탈남님네 고양이 다리처럼 카레 점이 두 개나 생겼다.
아침에 또 화장실을 다녀왔더라고..
변이 좋지않아서 오늘은 병원 가자 했는데
오전에 좀 괜찮아 보여서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뭔가 좀 먹었으면 해서, 저 좋아하는 것에 유산균을 살짝 버무려
줬더니 그 묻은 자리만 빼고 먹었다.
예민한 녀석
괜찮아졌으면 싶다.
뭔가 사람 아들이 아팠을 때의 그 무엇과는 다른
그런 안쓰러움이 또 있다.
하늘에 구름이 몽실몽실이네...
좀 차가운 듯 한 가을 바람이 참 좋은 날이다.
우리 집 멍뭉이면 괜찮으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지나간날들 > 편안한 하루하루(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0) | 2023.10.25 |
---|---|
잘생긴 (0) | 2023.10.25 |
믹스커피가 맛있다. (0) | 2023.10.22 |
깊은 밤 (0) | 2023.10.21 |
오늘은 (0) | 2023.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