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홍시 하나가 있다.
어쩜 저렇게 곱게도 부드럽게도 익었을까..
잘 익은 감은 색감마저도 깊다.
송편에 라테한잔 마시며 멍 때리는 이 아침 시간의 여유가 참 좋다.
미련 못 버리고 가지고 있었을 때는 풀과 게으름만
자라나는 듯 보여 신경 쓰이게 하더니
남의 손에 맞겨진 다음부터는 새 옷이 입혀지고
거름이 깔리고 흙이 뒤집어지고
뭔가 새로운 생명을 키우기 위한 정성들이 깃들여지고 있다.
그래...
저 좋은 땅을 왜 놀리고 그러느냐는 사람들의 물음에
대답하기도 부담스럽기도 민망하기도 했었는데
마음 편하게 먹어야지 싶다.
아직...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싶은 마음은 뭐
내 마음 뿐인거니까...
전업주부가 되었다.
진짜 전업주부..
벌써부터 그렀지만
스스로 고개 저었었는데 뭐 이제는 고개 흔들지 않는다.
여유로워진 일상에
마음에 게으름의 영역이 넓어지지 않도록
더 단속하며 살아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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