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오늘은..

그냥. . 2023. 11. 13. 22:16

 
피곤함이 밀물처럼 밀려든다는 표현이 딱 맞는 저녁이다.
회식 다녀와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 남편의 말들을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안 주무시나...벌써 꿈나라 갈 시간 넘었는데 생각하다가
후딱 일기나 쓰고 누워야지 싶은 마음에
일기 쓰고 올께...하고 나왔다.
이 말은 남편에게 하는 말이고, 멍뭉이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안 그럼 울 멍뭉이 선잠 주무시며 기다리다 찾으러 다니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야구는 엘지가 이겼다.
언니는 케이티 팬이고,
동생은 엘지 사원이고~~
난 누가 이겨도 좋아 좋아~ 했는데
엘지가 이겼네 왠지 기분이 더 좋네~ 흐흐흐..
29년만의 우숭이라고 그래서 그런가..
내 동생에게도 콩고물 같은 거라도 좀 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네.
 
오늘은..
그동인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어 오던..
이유가 뭐여..그냥 게으름이 났던 게 사실인지도 모를 일이다.
고구마 말랭이를 만들었다.
내 팔뚝만한..아니 내 종아리만 한 
무보다는 작고, 내 팔뚝보다는 굵은 고구마
그 많은 여름 비들을 다 먹어선지 뚱뚱해지기만 한 고구마들을 껍질 벗기고
삶고, 한김 식힌 다음에 젓가락 모양으로 잘라서 건조기에 집어넣고 나니
오후 두시가 다 되어 벌렸다.
내가 욕심이 많고 손이 크다는 거에 한숨을 내 쉰다. 아 힘들어..하면서
어쩌면 그거보다는
게으름이 많아서 다음에 또 하기 싫고 귀찮아서 할 때
한꺼번에 많이 넉넉해해 놓는 탓이기도 하다.
초겨울에 말랭이를 말리려니 시간이 제법 많이 걸린다.
그만큼 전기세도 많이 나오겠지.
그르게 진작에 좀 할걸..
비 온다고 미루고, 비 오고 나서 날 추워졌다고 미루고,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미루다 보니 11월도 한참이나 지난 것이지..
한 번 만들어 다음 고구마 나올 시기까지 냉동 보관해 두고 먹이니
사실 우리 멍뭉이 먹을 것만 만들면 그렇게까지 큰 일은 아닌데 말이다.
동서네 강아지도 생각나고, 동생네 강아지도 생각나고,
옆집 둥이도 주어야겠고 그러다 보니 양은 해마다 자꾸 늘어나는 것 같다.
왕만 한 생 고구마 썰다가 손가락에 상처를 냈다.
에이 도 베였네..하며 그냥 힘주어 손을 쓰니 피가 슬그머니 흐르길래
밴드하나 붙혀놓고 드는 생각...
보통 사람들은 이럴 때 반응이 어떨까?
손 씻고, 밴드부터 바르고 다시 시작하겠지.
근데 나는 그냥 그대로 어차피 고구마에 닿는 부분 아니니 그냥 하다가
피가 흘러서 고구마에 묻을 것 같으니 밴드 붙히는..
내가 무딘건가 이런 나를 남편은 미련퉁이라 한다
큰아이는 고구마 조금만 먹이라 하는데 뚱땡이 된다고~
사실 나는 내가 왕빼라서 그런지 좀 두리뭉실한게 좋다.
그리고 
울 멍뭉이 제일 좋아라 하는 간식이 고구마 말랭이인 것을...
내방 창가에 난로 하나 들여놨다고 온기가 뿜뿜이네
작은아이가 준 용돈으로 구입한 난로가 따듯한 온기를 
품어내고 있다.
오래오래 써야지..
오 방향인데 여기저기 돌아가면서 쓰면 좀 더 오래 쓰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 보고,
남은 돈으로 예쁜 트리하나 사야지... 그러고 있다.
날이 추워졌다.
이제 정말 날이 흐리면 혹시? 하고 기다려지는 것이 있는 걸  보니
확실히 겨울이 오긴 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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