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눈오는 바다를 본지가 너무 오래 되어서 지난 번에 봤던 밤바다를 들여다 보았다
종종 거리는 엄마 따라 다니며 김장 준비를 했다
엄마오리 따라 다니는 아가 오리처럼 배추를 소금물에 적셔 한나절 정도 절이고 다시 살짝 절여진 배추에 소금을 켜켜히 넣어 쟁여서 위에 물 담은 함지박으로 눌러 잘 절여지게 놓아두고
대파 쪽파 양파 다듬어 씻고 뒤포리에 다시마 양파 무 등등을 넣어 다싯물 만들고
젓갈만 달이면 된다고 들어가라고 가라고 해서 들어왔는데 엄마는 그 뒤로도 두 시간 가까이나 밖에서 일을 하고 들어 오셨다
엄마 뭐해? 하면
다했어 금방 들어가 하시고
그러기를 네댓차례 눈도 날리고 바람도 차가운 밖에 있다 들어 오셨다
김장 하지 말자 수도없이 이야기 했건만 통하지 않는 엄마
일찌감치 내려와서 함께하고는 있지만 난 말그대로 보조역할밖에 할 줄 모른다
언제나 엄마가 만족할만하게 김장을 해서 엄마 냉장고 채워 드릴 수 있을까
아니 김치 한통이라도. 만족하게 담아 줄 수 있는 날이 오기나 할까 싶다
내가 음식이 늘지 않는 것은 먹는 걸 좋아하지 않거나 솜씨가 없는 탓도 있지만 엄마가 늘 정성으로 채워주시는 이유도 있다
먹는 것도 잼뱅이지만
만드는 것도 잼뱅이에서 못 벗어나는 나다
그래도 이만큼이나 유지하고 사는 것은 엄마 덕이다 싶다
눈이 이쁘게도 내렸는데 쌓이지는 않았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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