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햇살 좋은날

그냥. . 2023. 11. 30. 10:57

 
창으로 들어오는 늦가을 햇살이 너무 좋은 날
청소시간이 자꾸 길어지는 건
햇살에 자꾸 눈이 가서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지는 까닭이다.
멍뭉이도 햇살 좋은 줄을 아는지 볕 잘 드는 소파 윗자리에
자리하고 앉아 햇살 바라기를 하고 있다.
햇살 바라기인지...
엄마 감시하기 제일 좋은 자리라고 생각했는지
이따가 조용히 슬쩍 물어 볼 일이다.
따듯한 커피한잔 더 마실까... 하다가..
아직 오전인데 싶어서 그럼 따듯한 생강차라도... 
아니야 꿀차를 한잔 더 마셔야지 해 놓고서는
정수기 앞에 컵 올려놓고 그냥 와 앉았다.
춥다.
밖이 얼마나 추운지 다 알 수는 없지만
내방 창가에 앉아 자판 위를 뛰 다니며 놀고 있는
손끝이 시리다.
수면양말 안에 포근히 감싸여 있는 발꼬랑지도 시리다 
엄살을 하는 것이
이제 늦은 가을도 하루 딱 남았나 보다.
내일이면 12월이니 겨울이라 해도 괜찮겠지.
불투명 창으로 느껴지는 밝음이 산뜻하게 느껴지는 내 방 창가는
꽁꽁 닫혀있다.
2 중창을 고려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올 겨울은 지나고나야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롱아롱 눈앞에 아롱이는 건 비문증...
이 화사한 햇살을 두고 늘 내리는 비의 소리는 이명...
외로울 틈이 없다.
조금 있으면 남편이 점심 먹으러 들어오겠지.
일하는데서 먹으면 좋으련만...
혼자 먹는 나 생각한다고
집에 들어와 먹는 점심이 많다.
그렇기는 해..
혼자 먹으면 아무래도,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함 일 뿐인
일이니
남편이 오면 찌개라도 하나, 계란 프라이라도 하나 더 늘어나는 
밥상에 한두 번은 더 젓가락이 가는 것은 사실이니
부정할 수도 없는 일이기는 하다.
시간이 갈수록 더 풍성하게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에 앉아서..
오디오북 들으며.... 아니면 영웅이 노래나 잔잔한 노래 들으며...
아님... 오티티로 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내 좋아하는 뜨개질이나 하는 오후 시간 이 시간들이 너무 좋아서
운동 나가는 날이 자꾸만 미루어지고 있다.
가기는 가야 하는데 말이다...
가기는 가야 하는데.... 를 다섯 달째하고 있으니 이게 무슨 일이야...
춥지만 그래서 더 소중하고 귀한
햇살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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