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추운 날이었다.
멍뭉이 산책 시키고 있을 때 동생한테서 톡이 와서
답장을 하는데 손이 많이 시렸다.
몸이 무거운 날이었다.
그냥 바닥으로 파고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추운 날씨 탓이었을까?
기분 탓이었을까?
감자탕 드시고 싶다 해서 등뼈 사다가 감자탕 끓이고,
엄마가 무쳐 주신 시금치나물이 아까워서
김밥 싸려고 했는데
벌써 사흘이나 지난 나물이 불안해서 시금치 나물 빼고 김밥을 쌌다.
몸이 무겁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그것이 더
사람을 늘어지게 하는 것이 맞는 거 같다.
큰아이 온다고 해서 수육도 삶고,
결국은 어머니는 감자탕 드시고,
남편은 나가서 저녁 먹고,
나랑 큰아이 둘이 앉아서 김장김치에 수육 먹었다.
아들이 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저녁 먹으니
몸도 기분도 좀 나아지는 거 같은 느낌이다.
확실히 저녁 먹고나서 좋아졌다.
나는..
어느만큼 단단할까..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보이는 부분에서는
요즘 계절의 푸석한 억새 같을지도 모르지만
정신적으로는 그래도 강한 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럴까?
어느 만큼 단단할까.. 싶다.
마음을 다스리고, 흔들림을 최소화해서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아이들이 언제든
다가와 쉬었다 갈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가....
조금 더
아니 아주 많이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
마음 중심의 힘을 키워야 한다.
나의 중심을 다스리는
마음가짐..
평정심을 늘 잃지 않을 수 있는 그런
흔들림 없는 그늘이 될 수 있기를...
어떻게 노력해야 하나..
그것이 문제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