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아침에

그냥. . 2024. 3. 4. 22:44

 

읍사무소 체력단련실에 운동하러 가면서

서류 발급받을 것이 있어서 남편 신분증이랑 도장 챙겨 가야지 해 놓고

미리 준비해 놓은 서류만 가방에 구겨지지 않도록 어떻게 넣나...

집중하다가 놓고 갔다.

가는 길에 분명 놓고 왔는데 싶은 거야. 그래도 혹시 몰라

가방 속에나 아님 내 지갑에 넣었을지도... 하는 요행을 기대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다시 집으로 돌아가 챙길 거 챙겨야 했다.

조심성이 없는 걸까. 건망증이 심한 걸까..

엄마는 과하다 싶을만치 챙기고 챙기고 또 챙긴다.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그러니 실수가 없는 것 같기는 하다.

하긴..

나야 다 챙기지 못하면 차로 움직이니 그래도 되돌아 다녀오는 일이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엄마는 온전히 두 다리 힘으로 또는 버스로 움직이니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 못하게 되면 낭패를 보게 되겠지

그러니 확인에 확인을 하시는 것이겠지.

걱정만 많아가지고...라고 생각도 들었었는데

엄마가 맞다.

친구 전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러쿵저러쿵  남편이 바뀌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쩐다 하는 통에 

내 이야기를 좀 하며 

이렇게라도 해서 바뀌는 게 나을까?

그냥저냥 잔잔하게 속상하면서 사는 게 낫겠니

농담처럼 이야기했더니... 

웃는다.

흐... 사람은 잘 안 변하지..

변하려면 그만큼의 뭔가가 필요해....

작은 물코를 하나 돌리려도 노동과 정성이 필요로 하는데

하물며 사람을... 싶다.

어찌 그 아이라고 고비고비 없었겠는가..

늘 사소한 것들로 징징 거리니 그 사소한 것들의

어리광이 버거웠던 적도 있었지.

그러고 보니 나는 참 내 이야기를 안 하고 살았구나... 싶다.

내가 징징 거리는 걸 어색해 하는 친구덕이지 뭐..

 

엄마는 오늘도 바쁘시다.

빨랫줄에는 빨래가 한가득이고,

마당은 누워서 뒹굴 거려도 좋을만치 말끔하다.

내일 비 온다는 소식에 세탁기 돌려 널어 놓으셨다신다.

좀 전에 들여다보니

댓돌에는 슬리퍼 하나만 놓여 있네.

비 들이칠까 봐 외출용 단화는 들여놓으신 모양이다

지금도 비가 내리나 봐.

빗소리도 들리지 않고 보이지도 않는데

노트북 하단에 비가 표시되어 있네...

창문 열어보니 아닌 것 같은데...

가끔은 컴보다 내 눈이 더 정확하다니까. ㅎ

'지나간날들 > 괜찮은 오늘 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책  (1) 2024.03.06
싸늘하네  (1) 2024.03.05
흑백 사진 같다.  (0) 2024.03.03
엄마의 봄  (0) 2024.03.02
3월이 춥게 시작 되었다.  (0) 202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