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을 예측하기 힘든 변덕쟁이라고 하지만
봄날도 만만찮은 것 같다.
따듯하구나 싶으면 춥고 춥다 싶으면 또 어느새
따듯하다.
비가 잠깐 내렸다.
눈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비는 내렸고,
내렸던 비가 바람에게 날카로움을 선물했다.
잠깐 동네 한바퀴 돌아 들어오는데도 춥더라고..
귀찮지 않으면 집에와서 점심 먹고 가라고 큰아이를
불렀다.
미니갈비찜을 어제 저녁에 해 놓았는데
어쩌다 보니 그대로 있어서
몇 번 망설이다가 전화를 했었다.
망설일 이유가 없는데..
약속 있으면 못온다 할 것이고, 귀찮으면 알아서 먹을게 할 텐데
괜히 귀찮게 하나 싶은 거 꾹 누르고 전화했더니
다녀 갔다.
밥통에 밥 있는 거 그냥 두고 압력솥에 새 밥 해서
따끈하게 점심을 먹였다.
장조림 새로 했는데 가져가라 했더니 괜찮다 한다.
잘 안 먹는다고..
필요하면 반찬가게에서 조금씩 사다 먹는다고....
사다 먹느니 가져가지~ 했더니
날 따듯해지니 밖에서 밥 먹을 일이 많다며
다음에 필요하면 말하겠다고...
점심 먹고, 라테 한잔 마시고 갔다.
나이 들수록 입이 무거워지는 것 같은 느낌..
큰아이는 조용한 성격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집에서만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니면 폰에게 아들을 빼앗긴 건가..
언제부턴가 내 아들이구나.. 싶을 때가 종종 있다.
남편은 미주알고주알 이야기 하는 편인데
큰아이는 아닌 것 같아.
그래서 서운한 건 아니다.
그냥.. 이제는 어리기만 하던 아들은 아닌 느낌이 드는 거다.
그래..
어린 아들로만 살아갈 수는 없겠지.
나는 늙어가고.. 너는 한창 여물어 가는구나..
여러모로..
후딱 날이 포근해지면 좋겠다..
봄은 올 듯 올듯 이미 와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추운 날이
제법 많아.
이제 그만 포근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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