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꾹딸꾹 딸꾹질이 나와서
캔하나 들고 골방에 왔다.
ㅎ... 아직 골방이다.
다른 방은 다 봄이라 해도 이 방만은 여전히 겨울이다.
꼴깍꼴깍꼴깍.. 대여섯 모금 넘기고 멈춤 하고는
기다려 봤다.
딸꾹이가 사라졌는지 아닌지..
근데 진짜로 거짓말처럼사라졌네.
굳이 캔이 아니고 물이었어도 됐겠구나 하면서도
지난번에 먹고 남은 쫄병스낵을 먹어 치워야 해서
무의식 중에 딸꾹이에게 도움을 청한 건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하다.
쫄병스낵..
즐겨보는 고양이 유튜브 아저씨가 고알못이던 시절 맥주 안주로
쫄병스낵을 맛있다 맛있다 하며 고양이와 나눠먹던 장면이
떠올라서 눈에 들어오면 가끔 집어온다,
라면스프맛이 아주 강한.. 그래서 맥주랑 맞나 보다.
저녁에 모임이 있다던 남편이 퇴근하고 와서는
귀찮다며 집에서 저녁을 먹겠다 한다.
쑥으로 전을 부쳐 밥을 먹고
저녁 설거지를 하는데 남편이 안마의자에서 몸 좀 풀어야겠다고 들어간다.
설거지 끝내고, 남편 옆에 서서..
그거 하면 좀 나아? 하고 물었다.
좋지 한다.
뭐가? 종일 뭉쳤던 근육이랑 좀 풀려? 하니
어 많이 풀려. 새벽에 하고 가면 하루종일 서 있어도 괜찮아
그냥 가면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게 다행이네.
근데 왜 하고 묻는다.
아니 그냥.. 했더니
왜.. 뭐가 그냥? 한다.
그냥.. 쫌 뭐 미안해서 같이 일하면 안 해도 되는 고생인데 싶어서..
했더니..
그런 소리 말라며 왜 그런 생각 하느냔다.
자꾸 그렇게 생각하면 부담스럽다며.. 집 와서 피곤하다고도 못한다고..
알았어. 알았어. 안 할게.. 했는데
그게 참 그렇다.
읍사무소 헬스장에 가면
나는 어린 편에 속한다.
가끔 더 젊은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젊은 편이다.
들여다보면.. 대부분 아픈 , 어딘가 아파서 고생했던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잘 나오시다가 안 보이시는 분들은 가끔 어디가 아프셔서 그렇다더라
하는 소문이 돌고는 한다.
그래..
여기도 시골이라 운동하시러 나오시는 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전원주택 지어 귀농하신 분들이 많은데
건강상의 이유로 시골로 들어오신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나만 아픈
나만 비실 거리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난 아무것도 아니라는..
건강을 잃어 본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소중함을 알아서
열심히 운동하러 나오시는구나 싶다.
그래 그렇지
옆에 있을 때는 소중한 걸 잘 몰라 잃어 봐야 알게 되는 거지
내 건강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건강하게 살다가 고생 안 하고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게 그게
많은 사람의 바람이겠지.
물론 나도..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운동을 열심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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