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살짝 내렸다.
목련에 하얀 꽃봉오리를 피워 올리며
금방이라도 신부 드레스 같은 화려함을 피워
올릴 것 같다.
일요일에도 남편은 바쁘다.
오전을 바쁘게 보내고 점심 먹고 잠깐 소파에 누워
단잠을 자더니 엄마한테 다녀오자 한다.
피곤하면 다음에 가도 된다 했지만
가자 한다.
그래서 엄마네 잠깐 다녀왔다.
엄마 컨디션은 아직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외할머니랑 통화를 하면 너무 길게 길게 하셔서
힘이 든다고 하신다.
그래서 가끔씩 걸러 받으라 했더니 웃으신다.
아픈 엄마한테 아프다 아프다 하시며 다른 자식들에게
서운한 마음을 내려놓으시니
엄마는 엄마대로 버거우신 모양이다.
팔순의 엄마가 구순이 넘으신 할머니의 하소연이란...
피하고 싶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런 생각이 들어서 피하고 싶은 전화가 있는데 말이다.
그 연세에 엄마도 딸노릇 하시느라 애쓰신다....
누구에게나 삶은 그다지 록녹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