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서울에 다녀왔다.

그냥. . 2024. 3. 23. 22:04

 

오랜 세월 동안 병환 중이시던 동생 장인께서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 급하게 다녀왔다.

동생의 처가 아주 어렸때부터 아프셨다 하니 

그 병환의 세월이 그 가족에게 얼마나 구구절절할지

감히 가늠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늘 아프신 분이라 사실 안부 챙기는 것도 소홀했음이

미안해지는 마음에 무거운 발걸음으로 언니랑 조카 만나 

같이 갔다.

동생도 동생네도 얼굴이 반쪽이다.

어리기만 한것 같았던 이제 갓 스물이 된 조카의 든든함.

그리고 참 바르게 잘 자랐구나.. 싶은 마음에

두 부부가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케어하고 있는지가

느껴졌다.

장지까지 다녀서 내려올 생각이기는 했는데

발인 시간이 오후 세시여서 

장지 다녀오면 집 내려오기가 버거울 것 같기도 하고

다시 동생네 머무는 것도 민폐일 것 같아서

언니랑 상의 해서 발인하는 것까지 보고 왔다.

동생네..ㅎ. 올케라는 말을 쓰기가 싫네..

그 뜻을 알고부터는 쓰고 싶지 않은 단어가 되어 버렸어.

동생네가 형제도 많지 않고, 우리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의 댁이라

마지막 장지까지 함께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렇게 했다.

다행히 교회에서 오신 분들과 친척들이 장지까지 동행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마음이 놓였다.

사람이라는 게

언젠가는 저렇게 가시는 것을.. 싶은 마음에

운구차에 오르실 때에는 울컥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조카 외할머니도 건강이 많이 안 좋아 보여서 좀 걱정스러웠다.

연세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닌데... 싶은 마음과

내 동생 어깨가 더 무겁겠구나... 싶은 마음

동생네도 마음이 편치 않겠다.. 싶은 마음..

날이 참 좋았다.

소풍 정리하고 오셨던 곳으로 되돌아가시기에는 더없이 

좋은 봄날이었다.

동생내외는 인연인가 봐..

어제가 아버지 기일이었는데 어찌 날짜를 맞춰 돌아가셨을까...

이런 우연도 쉽지 않다 싶다.

장례식장에 매화가 곱게도 피었더라고...

목련은 촉을 한껏 올리고 금세 피어 올릴 것 같았어.

아버지 보내드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그렇게도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었더니...

올해는 추워 그러나 주춤주춤 한다. 꽃들도..

좀 피곤하기는 하다.

이틀을 엄마 기다리다 지친 우리 집 멍뭉이는 한참이나 종이컵 전화기처럼

따라 다니더니 취침모드에 

들었고,

저 순둥 한 동생네 강아지 앞에서도 쫄아드는 우리 집 멍뭉이는

멈뭉이 인가 안 멍뭉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동생네 가족이 오늘 저녁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푹 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두 아이가 어찌 그리 바르고 단단해 보이던지

참 많이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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