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오일만에 나간 산책길에는 이렇게 노란 개나리가 활짝 피었더라고
오일 전에는 꽃망울만 살짝 몇 개 보였던 것 같은데 말이다.
개나리 노랑 꽃그늘아래 가지런히 놓여있는 꼬까신하나~ 는 노래가 저절로 흥얼 거리게
되는 노랑이 참 예쁘다.
산수유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너무너무 예쁜데 색이 옅어서 허공이라는 배경에
묻혀버려 그래서 좀 뭔가 아쉬웠는데
저렇게 노란 개나리가 하늘 향해 활짝 피어 있는 모습이 귀엽다기보다는
생동감 있어 좋았어.
진달래도 피고 조팝도 피고 괭이나물도 피고 냉이꽃도 피고 민들레도 피고
제일 예쁜 건 목련 같아.
마악 피기 시작한 목련이 하늘에 꽃봉오리를 담그고 있는 모습이라니
저렇게도 우아하고 고울 수가 있구나 싶어.
목련에 자꾸 눈이 가네
아버지 하늘집에 모시고 돌아오는 길에 목련이 곱게도 피기 시작했었지.
딱 그 시절인 듯싶어.
오늘은 이비인후과에 갔어.
언제쯤 가고 안 갔는지 기억도 안 나.
한참 어지럼증과 이명 때문에 열심히 다녔는데
그러고 말았었찌.
사실 좀 지쳐 있기도 했어. 별짓을 해도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아내지 못했거든
오늘아침 비가 많이 와서 현장일을 하는 남편이 쉬는 날이라
가려고 마음먹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집에서 일곱 시 조금 너머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일곱시 사십 분이
되었더라고.
번호표 뽑고 기다리기를 한 시간..
모여드는 사람들이 참말로 신기하다.
이명도, 어지럼증도.. 원인도 증상에 대한 결과도
명확하게 이렇다 할만치 좋아진 것이 없는데 신기한 거다.
남편에게
참 신기해 이명도 어지럼증도 방법 없는데 왜 이리 사람이 많은 거야 했더니
잘한다고 소문도 났고, 또 치료 효과 보는 사람이 있나 부지한다.
그럼 나만 안 되는 거라고? 싶은 생각..
8시 40분에 번호표대로 접수하고.. 3번..
6번 대기실에 앉아 한참을 기다리는데
갓난아기가 진료실에 들어간다. 저 아이는 왜.. 저 어린 게 왜 싶은
마음.. 부모는 얼마나 애가 탈까 싶었다.
내 차례..
몇 년 만이지만 며칠 전에 만난 것처럼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냐는 말씀에
원래 이명이 있는데요. 오른쪽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요.. 했다.
원래 이명이 있는데 소리가 나요?내 말을 따라 하며 가볍게 농담을 던지시며
왜 그렇게 기계적으로?라고 했던가 이야기를 하셔서요. 한다.
그래 언제부터 소리가 났어요? 어떤 소리가 하기에
명절 전부터요. 달그락.. 소리가 나요..
했더니
명절 전이면 설전이란 말씀이고 한 달이 넘었네요.
근데 왜 이제 오셨어요.
처음에는 박동성 이명인가 했는데 아니더라고요 하니
어디 한 번 봅시다 한다.
들여다 보며.. 귀에는 별 이상 없는데 하시며..
어지럼증은 괜찮아요? 하시길래
어지러워요 근데 그냥 살아요. 했다.
왜 병원 오셔서 약 드시고 하시면 좀 나아질 텐데... 하시는데
난 별로 할 말이 없었다.
얼마나 자주 소리가 나는지 얼마큼 오래가는지 묻기게
기억을 정확히 더듬으려 애쓰며 말씀드렸다.
이명은 얼마나 됐죠? 하시기에
적어도 이십오 년은 됐을 거예요.. 그러니까 아시는구나.. 한다.
뭘 아신단 말인가. 내가 뭘..
이명도 어지럼도 그렇고 그래서.. 병원 빨리 안 온 것도 있어요. 했더니
그래도 오셔야 해요. 하며
이명은 주관적인 것이고
지금 나는 소리는 귀지 때문일 수도 있고, 근데 귀지는 없네요
아님 귀 근처 근육이 경직되어서 그럴 수도 있어요
소리는 잘 들려요? 하시기래
스피커 폰으로 통화 잘 안되고요, 마트나 그런 데서 통화 힘들고요
많은 사람들 중에서 잘 못 알아 들어요 했다.
선생님이 예전에 비해 많이 부드러워지시고 묻는 것도 많아지고
다정해지신 것 같기는 한데
그렇다고 내가 뭐가 달라질까..
근육 경적 때문에 그럴 수 있으니 근육 이완제 일주일 먹어 봅시다.
이거는 좋아질 가능 성 있어요. 그러니 일주일 후에 꼭 다시 봅시다. 한다.
일주일 후.. 여기까지.. 또?
오긴 와야겠지.
어제도 병원 오늘도 병원 급 우울해지는 김여사..
비는 그치고 하늘도 맑개 개였는데 나는 우울했다.
오늘 캔맥이 딱인데 어제 이미 마셔 버려서...
올해는 병원 좀 멀리하며 살고 싶었는데..
정기검진이야 뭐 예방하자는 거니까 차치하고라도
병원은 좀 멀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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