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내렸어.
해질녘에 서쪽 하늘부터 밝아지는 걸 보는데
왜 그렇게 반갑던지
노을이 금방 화사한 빛으로 나를 유혹 할 것 같았지만...
그 어느만큼의 시간을 나는 기다리지 않았지.
왜냐하면..그냥..
세상 바쁜척 하고 싶어서!
엇저녁 부터 비가 내려서 남편이 집에 있으니 운동 나가기도 싫고 해서
빈둥 뒹굴 거리며 맥없이 하루가 갔네.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은데 하루가 갔어.
종일 혼자 있었다면 답답하거나 심심해 미쳐 버렸을지도
몰라.
사람이 집에 있는 것과 없는 것과의 차이는 참 이런 것만
봐도 많이 다른 것 같아.
폰 들여다보다가 비비크림도 하나 사고~ ㅎ..
봄 옷도 하나 사고 싶은데 사고 싶은 데만 하고 있다가~
도 꽝일지도 모를..그러기에는 이번에는 좀 무리가 가는
금액의 블라우스도 주문하고..또... 바디크림도 하나 사고..
사실 어제 아들이랑 병원 갔다가..
아들 운동화 사주고.. 지출이 좀 커서
이번달에는 좀 아껴 써야지 했는데
과소비를 했네. ㅎ..
사실 과소비도 아니지 뭐.
내가 봐도 옷 사입을 줄 몰라.
내가 큰아이한테 자꾸 하는 이야기가 예쁜 옷 사 입어라
예쁠 때 옷 사 입고 운동화 좋은 거 사신고 그래라~ 하는데
이 넘은 스포츠 관람하고 운동하고 뭐 그런 거에는 아끼지 않는 것
같은데
옷은 늘 그 옷이 그 옷 같고 그래서 마음이 자꾸 쓰이는 거야.
울 엄마가 그랬지.
옷 사 입고 살아라... 좋은 거 사입고 살아. 했는데
사실 궁핍해서라기보다는 옷을 잘 사입을 줄을 몰라.
내 아들은 표준사이즈라 아무대서나 사도 예쁠 텐데..
나는 엄마 맞는 거 찾기 힘들어~ 하는데 말이다.
어쨌건.. 그랬다.
집에서 입을 봄옷이
작년에도 분명 입고 살았을 텐데 마땅치가 않아서
어쩌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옷장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블라우스를 좀 샀다.
괜찮으면~ 친구들 모임에도 입고 가고..
이제 창문을 열고 있어도 춥다 느껴지지 않는다.
난로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멀리 멍뭉이 짓는 소리가 들리고 먼 어둠 속에 네모난 밝은 창이
하나 있다. 마치 내 시선을 잡아 끄는 듯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다.
저곳에서는 내 방 창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왜나 하면.. 나는 방에 불을 밝히고 있지 않으니까
가로등 덕분에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저 창은 밤에만 보인다.
정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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