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맑은 하늘의 오후

그냥. . 2024. 4. 5. 23:00

진짜 포근해진 날씨가 좋다.

창문을 열고 있는데도 춥다 느껴지지가 않는다.

싸아한 공기가 정신을 맑게 해서 좋다.

오후에 등 뒤로 쏟아지는 햇살의 따사로움을 느끼며 

꽃밭에 풀을 뽑았다.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것은 풀이다.

아무리 뽑아내고 뽑아내고 또 골라서 뽑아내도

비만 내리고 나면 금세 쑥쑥 자라 있다.

그래서 풀인가 

풀들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예쁘게 생기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비슷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나는 나~라는 듯 조금씩은

다른 풀들..

아마도 오백구십팔개쯤 뽑아낸 것 같다.

거기서 여든 일곱개쯤은 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오전에 운동 할때부터 이유 없이 떨어지던 컨디션이

꽃밭에 풀 뽑고 나니 말짱해졌다.

그동안 광합성이 모자랐던 모양이다.

멍뭉이랑 산책을 하는데

산책로 주면에 풀들이 아주 초록초록 하다.

그 초록초록한 사이 사이에

하얀 냉이꽃이 피었다.

노랑과 하얀 민들레도 피었고,

자주색 제비꽃도 피었다

꽃분홍 광대나물꽃도 피었고,

애기똥풀 꽃도 귀엽게 피었다.

핑크핑크한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도

봄까치 꽃은 말해 뭐 해 싶게 흐드러지게 피었다.

광대나물꽃이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것이 너무 예뻐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실물을 그대로 담지 못해서 포기했다.

벚꽃만 동백만 목련만 조팝나무만

개나리 진달래만 꽃을 피운 게 아니다.

봄은 여기도 저기도 하늘에도 땅 위에도

햇살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 이미 한창이다.

요즘은 길을 걷는 게 참 좋다.

멍뭉이 걸음에 보조 맞추며 걷다 보니

여유 있어 더 좋고 맑은 하늘도, 흘러가는구름도

길가에 꽃들에게도 눈 맞추며 걸을 수 있어 너무 좋다.

봄은 이러니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봄이 좋다.

어릴 때는 가을이 좋다 했었는데..

물론 가을도 좋다.

근데 지금은 이 봄이 너무너무 좋다.

아침에는 운동 다녀오는 길에 송광사 벚꽃길로 돌아 들어왔다.

평일 오전이어서 그런지 드라이브하는 차들만 좀 있을 뿐 한가해서

너무 좋더라고..

내일모레쯤.. 일요일은 사람이 너무 많겠지..

다음 주 월요일쯤이면 흩날리는 벚꽃 잎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새벽에 일찍 나가야지...

송광사로 돌아 운동 가야지 싶다.

벚꽃잎 지는 건 꼭 봐야 해...

못 보면 1년을 또 기다려야 하잖아.

만개한 꽃도 이쁘지만 흩날리는 꽃잎에 환장하는 나는..

나는... 중년의 아줌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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