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벚꽃잎 날리는 날

그냥. . 2024. 4. 7. 22:59

 

느지막이 아침을 먹고 볼일 보러 나가는 남편에게 

이따 시간 되면 꽃 보러 갈까? 했더니

그래 가자~ 한다.

어제의 여독과 꽃보다는 사람 뒤통수가 더 많이 떠 올라서리

뭔가 익숙한 꽃길을 걷고 싶었다.

아니 날리는 꽃잎을 보고 싶기도 했다

작은 가방에 멍뭉이 물품 챙기고 하네스랑 챙겨

나갔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일요일 오전이어서 그런지 너무 한가하니 좋았다.

꽃잎은 바람에 눈처럼 흩날리고..

그 흩날리는 꽃눈을 사진으로 담아낼 수 없음이 참 많이 아쉬웠다.

무슨 이유에선지 축제를 하지 않았다는 이곳은 

만개해 며칠을 살았으니 세상 원없다는 듯 흩날리는 꽃잎에 

마음 쎄에 해지는 건 나이 들어도 같은 듯하다.

야시장이 서지 않아서 시끄럽지 않아서 좋고, 

간간히 간식거리를 파는 곳이 있기는 했지만 음식냄새 진동하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벚꽃은 언제 봐도 화사하다.'

누군가 풍경사진을 왜 찍느냐 하드라고,

이쁘잖아~ 했더니

거긴 추억이 없잖아. 누구랑 갔는지 뭐 했는지 기억이 안나잖어 한다.

그렇기는 한 것 같다

날짜를 적어 놓거나 작은 메모라도 남겨놓지 않으면

특별한 장소가 아닌 이상

추억이 같이 묻어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꽃이 좋아 나는 꽃을 사람보다 더 많이 담아 왔다.

친구가 폰을 초기화시키는 바람에 사진이 하나도 없다고 해서

만날 때마다 찍은 사진 300장 가까이를 보내 주었다

공유하기 해도 되는데... 뭐 쫌 그렇더라고.. 그래서 톡으로 보내주면서 보니

폰 안에 사진이 어머어마하다.

멍뭉이 사진

풍경사진

꽃사진..

가족여행사진..

남편여행사진까지..

폴더는 잘 나누어 놓았는데

찍은 대로 또는 내려받은 대로 그대로 모여 

분류되지 않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분류하고

삭제하는데 반나절이 갔다.

아직도 다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게 있어서

좀 더 정리해야 한다.

보면.. 다 아까운데

또 보면.. 다 비슷비슷하고..

또 보면.. 그래도 추억인데 싶고..

그럼에도 너무 많고 정리가 안되어 있으면

안 보게 되잖어.

그래서 보기 편하고 자꾸 들여다볼 수 있게 정리하고 있다.

사진도 어찌 보면 찍을 때뿐인 것 같다.

오히려 일기장의 일기보다 더 들여다보는 일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사진은 또 다른 기록이니까..

내가 다 기록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더 담고 있으니까..

오늘은 흩날리는 벚꽃 잎처럼 수없이 많은 사진들을 날려 보냈다.

아쉬움도 있지만 개운함도 있다.

벚꽃이 다시 피는 날이 오듯이

사진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또 쌓이겠지

그때그때 정리하며 살자.

요즘은 폰이 나 아닌가..

내 속이 너무 복잡한 건 나도 싫으니 더 열심히 정리하며

살아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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