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바쁜 날이었다.
꼭 해야 할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 밀려 있는 냥
그렇게 몰아서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일찌감치 운동 갔다가 벚꽃엔딩이 한창인 길로 돌아
집에 오니
아홉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우와~ 빨리 움직이니까 시간이 너무 많아~
상쾌한 마음에 밥부터 먹고 시작~
한참을 움직이다 보니 한 시가 넘었더라고..
뭘 했는지..
오늘 특별히 더 한 거라고는 화분 몇 개를 밖으로 내놓은 일과
내 골방에 깔아 두었던 소파 매트 정리해서 세탁기 돌린 것 밖에
없는 것 같은데 말이다.
커텐..
몇 달 만에 커튼 뜨던 걸 잡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폭이 너무 넓다.
지금까지 떠 놓은 것이 너무 아깝기는 하지만
앞으로 떠야 할 양이 떠놓은 양보다 몇 배는 더 많으니
새로 시작하는 게 효율적인 걸....
그때도 알았지만 그때는 감히 다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오늘은 미련 없이 새로 시작했다.
새로 코 계산해서 잡아놓고 뜨다 보니
그렇게도 미뤄지고 미뤄지던 싱크대 하자보수 하러 온다는
시간이 있어서 서둘러 산책부터 다녀와야 할 것 같았다.
산책먼저 나갔다 와
꽃밭에서 왔다 갔다..
여기저기 보이지 않던 싹이..
확실히 잡초 하고는 다른 새싹이 올라오는 걸 보는 건
희열이다.
내 발에 밟혀 꺾일까 싶어 함부로 들어가지도 못하겠고,
발 밑을 살피며 조심조심 잡초만 집어 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는 꽃밭이다.
서쪽 담장 아래 자리한 곳이라
좀 많이 느리다. 다른 집 화단보다..
그래도 기다리는 재미가 즐겁다.
남의 집 화단에 튤립이 한창인데
우리 집 꽃밭엔 매발톱이 피기 시작했다.
남의 집 화단에 수양매화가 한창인데
우리 집 꽃밭엔 서부해당화가 피고 있고,
뒷집 꽃밭에 무스카리가 피기 시작했는데
우리집 꽃밭에는 장미조팝이 화사하고,
옆집 마당에는 복사꽃이 한창인데
우리집 마당엔 철쭉이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꽃봉오리가 한가득이다.
이 집 저집 꽃들 구경하는 재미가 너무 좋다.
봄은 꽃들의 시작점이라 더 좋은 것 같다.
누구네집 마당에 자목련이 너무너무 이쁘고,
또 누구네 화단에 가득한 꽃잔디도 화사하니 예쁘고..
가꾸어진 꽃들이 참 많은 시절이다.
싱크대 문이 눌러서 여는 방식인데..
안 열렸는데
너무 쉽게 고치는 거다.
뭐예요? 어떻게 하셨어요? 하고 고치러 오신 분한테 물으니
이렇게 하면 돼요~ 하고 가르쳐 주는데...
아....... 이 간단한 걸.. 12월부터 말했었는데 알려주는 사람은 없고..
어찌나 답답하던지요.. 했더니
자기네는 이제 연락받았다고 지난주에 받고 오늘 나온 거란다.
이렇게 일하는 사람과 관리하는 사무실과 소통이 안되어서야 원..
어쨌건.. 별것도 아닌 것에 어이없고 헛웃음 나더라고..
그래.. 뭐든 알아야 해..
유튜브라도 찾아볼걸 그랬어.라는 생각이 이제야 들더라고..
나머지 부분은..
유튜브 할아버지를 찾아봐도 우리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니
기다려야지..
남편이 또 열심히 독촉전화 하겠지.
짜뚜리 마무리 그거 그게 뭐라고 오래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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