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여전히 비는 내리고

그냥. . 2024. 4. 4. 23:09

밤을 새워 내릴 것 처럼 쉬임 없이 내리고 있다.

어제 해질녁만 해도 서쪽 하늘이 맑아지는 듯해서

비 내렸으니 꽃밭에 새싹들이 쑥쑥 올라오겠구나 싶었는데

오늘도 종일 지금까지 꾸준히 비는 내리고 있다.

창문 열고 듣는 빗소리는 너무 좋지만

지난겨울도 비가 많더니 이번 봄에도 비가 많을 것 같다.

얼굴 좋아졌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며 남편에게 말을 했더니

남편이 그런다 처음 운동 시작할 때는 힘들어 보였는데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을 하니까 편안해 보이는 거겠지 하는데

아하.. 싶었다.

사실 더 이상 몸무게가 줄지는 않았으니까.

겨울이기도 하지만 요령 없이 시작해서 그런지 체중이 오히려

줄었었는데 지금은 그런 불상사는 없다.

그것 만으로도 반은 성공한 거지.

창문이 열려 있는데도 춥지가 않네.

물론 난로 끓어 당겨 놓기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며칠 전에 철쭉 밑에서 겨울을 난 꽃모종 하나를 

꽃밭에 옮겨 심었다.

그때는 꽃망울을 숨기고 있는지 몰랐는데

햇살이 드는 곳에 옮겨 심었더니 꽃망울이 금세 올라와서

오늘 빗속에서 꽃을 피웠다.

현호색 비슷한.. 그런데 현호색 같지는 않고

현호색을 구입해서 심은 기억도 없다.

나는 당연 바람꽃이려니 했었다.

지난가을에 바람꽃을 구입한 기억이 있어서 그 아아인 줄 알았는데

꽃이 아니다.

내일 다시 자세히 봐야겠다.

아직 활짝 피지 않아서 같은 이미지를 찾기가 쉽지가 않다.

그런데 웃기는 것이

분명 내가 이미지 보고 주문했을 텐데...

주문리스트 보니 저 꽃이 없는 거다.

꽃집에서 잘못 보냈나?

아니면... 야생화 현호색을 내가 어디에선가 가져다

심었었나? 

기억이 없는게 더 신기하다.

아직 꽃밭은 고요한 편이다.

서부해당화가 내일이라도 필 듯이 꽃망울을 종처럼 매달고 있고,

매발톱이 통통한 꽃망울을 많이도 품고 있다.

매발톱을 좋아해서 씨앗을 여기저기 많이 뿌려 놓았더니 

이번에는 제법 많은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장미조팝도 카운트다운 앞에 있고,

작약이 땅을 뚫고  새싹을 올려 잎이 하늘을 보고 있다.

목단도 올해는 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하고..

여기저기 새끼손가락 손톱만큼 새싹을 밀어내는 것들이 있는데

꽃인지 풀인지 모를 애들도 많다.

하루에도 몇 번씩 고요한 꽃밭에 나만 분주하니 호들갑이다.

비가 내려도 궁금한 내 꽃밭에

꽃들이 피어나고 벌나비 찾아드는 날이 기다려진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좋아한다.

꽃이어서 더 예쁘지만

내 꽃밭에 그 추운 겨울 이겨내고 피어 주어서

더더욱 예쁘다.

빗소리가 좋은 밤이다.

내일은 맑음이면 좋을 것 같다.

맑은 햇살이 반짝이면 고요한 꽃밭에서

새로 올라올 새싹 기다리며 뻥 터질 장미조팝 바라보며

이름을 알 수 없는 꽃에 눈 맞추며 

조심스럽게 너 풀이지? 맞지 물어가며

놀아야지..

봄이 좋은 건..

그냥 좋은 것 같다.

그냥 마악 좋은 봄이다. 햇살만 있어도

빗소리만 있어도 꽃 한 송이 피어주면 더 좋은 봄..

겨울 다음이 봄이라서 봄은 그냥 좋은 것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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