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참 이쁘다.
늘어지는 일요일이었다.
어제 남편친구들 부부동반 모임에 가서
좀 많이 마신 우리 집 남자가 늘어져 있으니
덩달아 나도 늘어진다.
그러라고 날씨도 또 흐리더라고..
아무리 늘어져도 산책을 나왔다.
제일 많이 늘어져서 제일 많이 주무신 우리 멍뭉이가
산책~이라는 말에 벌떡 일어나 움직이신다.
봄은 참 이쁘다.
저 초록이 참 이쁘고 중간중간에 날아갈 준비를 하는 민들레 홀씨도
이쁘고
총총총 앞서가는 우리 집 멍뭉이도 이쁘다.
막둥이 아들이 일요일 저녁에 집에 들어가는 길이면 늘 전화를 해 준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기다리게 되고..
일주일은 어떻게 지냈는지
오늘은 뭐했는지 춥지는 않은지..
가까이 살거나 멀리 살거나
건강하게 별일 없이 잘 살아 주는 것이 제일이구나 싶다.
어제.. 남편친구의 아들이자 내 아들의 친구인 녀석의 아이
이야기를 하면서 행복해하고 대견해하는 모습을 보니
참 느낌이 달랐다.
손주가 생기면 참 많이 달라질 것 같다...
내 중심에서 모든 중심이 손주가 될 것 같은데 어떠시냐 물었더니
그렇단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손주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고..
그럴 것 같다.
우리 아들은 아직 결혼 생각이 없어서 그런 생각을 진지하게 해 본 적이
없기는 하지만..
참 새롭고 신비로운 마음일 것 같다.
날이 좀 차네. 비가 내려서 그런 모양이다.
내일은 햇살이 쨍~ 하고 마당에 뒹굴어 다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