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귀뚜리가 우는 밤이다.

그냥. . 2024. 6. 6. 23:01

아스딜베(노루오줌: 뿌리에서 노루오줌냄새가 난다해서 붙혀진 이름이란다.)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다.

꽃밭 만들고 초창기에 심었다.

속성을 잘 몰라서 몇 번의 자리 이동이 있었던 것 같다.

하얀색이 하나 더 있는데 

지금 꽃대를 올리고 있는 중인데 이 아이는 지고 있다.

내가 기억하고 있었던 것보다 더 개화 기간이 짧은 것 같다.

화려한 만큼 일찍 지는건가 싶다.

 

언니가 친정에 내려왔다.

며칠 전에 엄마한테 언니가 내려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5월 초에 내려왔었는데 연휴가 생겨서 하루 휴가 붙여 

내려온다고 했다.

여느 때 같으면 언니 보러 나도 내려갔을 텐데...

혼자 가자니 여기저기 걱정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남편에게 부탁하자니

지난 일요일도 없이 일했던 터라 말도 꺼내지 않았다.

언니는 참 언니 같다.

틀림없는 큰딸이다.

나는 딱 둘째다..

내가 움직여도 되는데 내가 해야 여러모로 편한 일인데

언니가 한단다.

너는 너나 신경 쓰란다.

내가 어때서 나 아무렇지도 않아라고 했더니

너는 아버지 아플 때 니 할 몫 다 했단다.

나머진 본인이 할 거라고...ㅠ.ㅠ

고맙기는 하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제일 한가하고 제일 효율적이고

가장 적합한 것은 난데 

모두를 너는 가만히 있으란다.

걱정해서 하는 말인 거 아는데 그냥 가끔은 내가 

그렇게 부실한가..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이기도 하고 고마운 건..

언니나 나나 

동생한테 떠넘길 생각은 1도 없다는 것이다.

언니가 힘들면 내가..

내가 힘들면 또 언니가..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빠지지 않는 한 동생내외에게

일을 맡길 생각은 없는 것이다.

그것만도 감사할 일이지.

멀리서 소쩍새가 운다.

남편한테 한 소리 들었다.

물론.. 내가 잘못한 거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 또한 할 말이 많고 억울하기도 하다.

아마 죽을 때까지 억울하다고 할지도 모른다.

억울하다 하기에는 상처가 아물고 딱지도 떨어질 때도 

됐겠다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 상처는 아직도 아프다.

남편은 믿지 않겠지만..

나는 그렇다. 소심하고 두고두고 우려먹는 성격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그렇지만.. 어찌 됐건 표면적으로는 누가 봐도 내 잘못이니

할 말은 없다.

그래도.. 마음이 썩 동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그러면 안 되는 거겠지...

이제 그만하면 됐지 싶다.

어머니에 대한 반감은... ㅠ.ㅠ

좀 우울한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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