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오늘은..

그냥. . 2024. 6. 7. 22:15

버바스쿰

언니가 엄마 모시고 집 인근 병원에 오셨다.

느지막이 시간 맞춰 나가니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다.

급하게 이루어진 일정이라 남편에게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했었는데

언니가 오전에 일찍 남편이랑 통화 했단다.

병원일을 보고.. 있는데 남편이 전화가 왔다. 집에 모시고 가서

과일이라도 드시게 하라고..

나도 그렇게 하고 싶기는 했지만 엄마가 

허락하실까 싶었다.

그리고 나도 아침부터 마음이 심란해서 엄마랑 언니가 집에 오셨으면

하기는 했지만 오실까 싶지 않았다.

1년 넘게 치과에 다녔어도 엄마는 단 한 번도 내 차에 오르지 않았다.

아픈 딸.....이라는 걱정이..

정말이지 수술할 때 연락 안 하고 했던 게 컸다

연락을 했어야 하는데 그럼 몇 년을 이렇게 통화만 안돼도

걱정이 늘어지지는 않았을 텐데..

무튼..

언니한테 이야기하니 좋다고.. 그러자 하고..

엄마는 미리 이야기하면 팔짝 뛰면서 잔소리할까 싶어서

그냥 말없이 나는 나대로 언니는 내비 찍고 집에 왔다.

ㅎ.... 이 얼마만인지..

언니는 큰아이 돌즈음 해서 어른들 안 여행갔을적에 한 번 왔었고,

엄마는.. 큰애 돌날 한 번 그리고 십여 년 전쯤 남동생이랑 그때도 병원 왔다가

잠깐 들러 차 한잔도 안 마시고 급하게 가셨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그때는 이제 가끔은 다녀 가실 수 있겠지 싶었는데

그 뒤로 뚝...

그리고 오늘.. ㅠ.ㅠ

생각이 정말 많았다. 집 잘 고쳤다고 좋아라 하시는 엄마도

언니도 이 집안 소파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남편이 언니랑 통화해 준 덕이다.

내 말 뿐이었다면 언니도 올 생각 안 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어쨌건..

한 시간 여.. 너무너무 좋았다.

언니도 장거리 운전에 피곤했을 텐데 목소리 괜찮네

울 엄마 벌써 힘들어서 피곤해하실 줄 알았는데

목소리가 쌩쌩하시네

역사적인 날이다. 내게는

언니가 내려와서 움직여 준 덕이다.

나 혼자는 절대로 안 되는...

엄마가 가끔은 이렇게라도 집에 들를 수 있으면 좋겠다.

집 고쳐놓고 친정식구들 아무도 못 와봐서 너무너무 속이 상했었는데

너무 다행이고 너무 좋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네

착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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