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6월 마지막 날..

그냥. . 2024. 6. 30. 22:40

스카비오사(솔채꽃)

6월도 끝나가네...

늘 느끼는 것이기는 하지만 시간은 참 잘도 간다.

어느 때 더디 간다고 느꼈었나 싶다.

요즘은 하루하루도 빠르다.

7 월가고 8월 가고 나면 금세 또 가을을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또 추워지고 그러다 보면 

나는 또 따른 계절 앞에서 세월 빠르다 그러고 있겠지.

저녁때까지 비가 오락가락했다.

그래도 멈추다 내리다 해서 무리가 갈 정도로 내린 것 같지는 않다.

남편이 낮잠을 자길래 방해하지 않으려고

거실에 조용히 앉아서 뜨개질을 했다.

낮잠을 밤잠처럼 자고 일어나서는 뜬금없이

빗소리 좋네... 한다.

어? 잘못 들은 줄 알고 되물었더니

빗소리가 좋아.. 한다.

그건 내가 하는 말인데... 했다.

이 남자가 익어가면서 없던 감성이 뿜뿜 생겨나는가 

별소리를 다하는구나 싶었다.

빗소리가 참 좋은 날..

꿉꿉함이 온 집안에 떠돌아다니기는 했지만

선풍기로 날리고 제습기 돌려 잡고 하니 

남은 건 듣기 좋은 빗소리뿐..

남편이 집에 있는 날은 텔레비전 소리가 유난히 크다.

이 집 사람들의 특징이다. 소리가 방방 울리게 하고 텔레비전 보는 거..

나는 소리가 크면 소음으로 듣는다.

그래서 자꾸 소리 줄이라 한다.

드라마도  그렇다 사람 소리는 들을 만 한데 배경이 되는 음악 소리가

너무 커서 거슬린다.

배경음악을 좀 줄이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해 봤지만

잘 모르겠다.

내가 그걸 조절할 수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사운드 바를 설치하면 좀 달라지려나?

아니야.. 영화관 가도 음악소리가 쟁쟁하잖아. 

 

남편이 동네 모임에 나가서 술을 한잔 마시고 들어왔다.

술 한잔에 어찌 행동이 변하거나 거슬리는 사람은 아니다.

근데 나는 술이 들어간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옆에 앉아 들어주다가..

다시 한번 같은 말들이 반복되고..

술 먹은 말들이 반복되기 시작하면..

내 들어주는 능력은 흐트러진다.

그냥.. 술 마시고 오면 조용히 주무셨으면... 하는 바람..

그렇지만 적당히 취한 남편은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하고 싶은 말도 해주고 싶은 말도 많은 듯하다.

좀 과하다 싶게 멍뭉이랑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멍뭉이도 술냄새나는 남편을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간식 하나 얻어먹겠다고

남편 옆에 앉아 최대한의 말잘듣는 멍뭉이 역할을 한다.

남편이 간식으로 멍뭉이를 놀리고 장난을 걸기 때문이다.

폰을 들여다보니 10시가 넘었더라고.

일기 쓰고 올게... 하며 슬그머니 나왔다.

나 나오면 멍뭉이도 더이상 남편 손에서 나올것이 없는 걸 깨달은

멍뭉이도 뒤도 안돌아 보고 따라 나온다.

날이 더운지 요즘은 현관 쪽 열린 창쪽이 시원한지 자리 잡고 누워

골방에서 일기 쓴대 놓고 다른데 도망가는 거 아니지~ 하고

감시한다.

멍뭉이가 나보다 더위를 더 싫어하는 것 같다.

나... 나오고 멍뭉이 나오고...

열린 방에서는 텔레비전 소리만 요란하다.

여기는 비가 제법 많이 왔는데 작은아이 있는 곳에는

어제 조금 내리고 오늘은 내리지 않았단다.

덥지 않느냐 했더니 괜찮다 한다.

앞으로 더울 날이 많겠지.

일요일 저녁 집에 들어갈 때마다 잊지 않고 전화해 주는 아이가

고맙다.

귀가 꽉 찼다.

뭐가 찼는지는 모르겠다.

먹먹하니 꽉 찬 느낌에 귀뚜리만 연신 울어댄다.

여름이라 그러나... 존재하지도 않는 소리에 좀 예민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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