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 시 하고도 삼십칠 분인데 덥다.
모니터 화면 아랫쪽에는 현재 온도가 표시되어 있는데
그 온도가 맞는 듯 하다.
비가 오려고 더 더운 걸까?
현관 밖엘 왔다 갔다 하는 바람은 선선하던데
집안은 덥다.
우리 집은 에어컨을 잘 켜지 않는다.
습관인 것 같다.
어두운 것에도 익숙하다.
나는 에어컨 바람을 좋아하지 않아서 괜찮은데
남편은 더울 텐데 싶다.
저녁 식사 준비를 별것도 안 했는데 더웠다.
서향으로 주방이 있을 때면
주방 문을 여는 순간부터 더웠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것도 아닌데..
밥은 밥솥이 하고,
찌개는 보조주방에서 끓이고
가지 구워 무치고 누룽지 한 판 만들었을 뿐인데
더워서 입맛이 뚝 떨어져었다.
멍뭉이랑 산책 가려면서 남편에게 앞치마를 내려놓고 등을 보이며
나 땀에 옷 젖었어? 하고 물으니 젖었단다.
ㅎ.. 확실히 갱년긴가 봐
땀이 많아졌어..하며
갈아입고 산책 다녀왔다.
다행히 멍뭉이도 더운 건 알아서는 멀리 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바람은 그때도 시원했고
지금도 느티나무 잎사귀를 흔들어대는 바람 소리는
시원하게 들리네.
멍뭉이가...
더위를 확실히 많이 타는 것 같다.
절대 내게서 못 벗어나더니
요즘은 거실서 잔다.
작년까지만 해도 몰랐는데
이 아이도 나이 들어 갈수록 요령이 생기는 모양이다.
거실 열린 창문 옆 현관 앞에서 자다가 새벽에야 들어온다.
그러다 남편이 새벽에 거실로 나가면 또 따라 나간단다.
방보다는 거실이 아무래도 시원한 모양이다.
올여름 들어 가장 더운 날
작은아이는 어떨까 신경이 좀 쓰이네..
사옥에 살고 있는데 이 아이 방에는 따로 에어컨이 없어서..
방문 열어놓고 거실에 켜놓은 에어컨 바람 좀 방으로 들이면
시원할 텐데... 싶다.
알아서 요령껏 살겠지...
바람이 한 번
훅 하고 창으로 들어왔다.
기분 좋은 시원함이다.
마치 시원하지~ 밖으로 나와 봐 같이 놀자.. 하는 듯이..
이 밤에 웃기는 얘기지만 산책 가면 참 좋겠다.
아님...
테라스에 나가 두런두런 음료 한잔 앞에 두고
다정한 사람과 담소라도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
우리 집 남자는 출근도 해야하지만 초저녁 잠이 많고,
나는 아침잠이 많다.
그리고 누군가 부를 사람도 없지만
있다 해도 부르기에는 밤이 너무 깊었다.
바람이 자꾸 나오라 하네.
마당이나 한 바퀴 돌아 들어올까?
요즘은 바람이 많아서 모기가 덜 물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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