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무섭게 쏟아졌다.
말 그대로 소나기였기 때문에 다행이지 장맛비가
그렇게 쏟아졌다면
무슨 변이 생겨도 생겼을 것이다.
무섭게 내리 꽂히는 빗줄기를 보면서
마당에 비 마중 시켜놓은 내 화분들 걱정이 늘어졌지만
무섭던 그 소나기는 그리 길게 힘을 쓰지는 않았다.
다행히 사피니아 꽃잎이 몇 개 찢어지는 걸로 비는
그렇게 갔다.
비 덕분에 산들산들 시원해진 바람 속으로
멍뭉이랑 산책 다녀왔다.
이 바람이 7월 한가운데 바람이 맞아? 싶을만치
바람도 시원했고, 좀 습하기는 했지만
산책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라는 것을..
안아달라고 함 들다고 멈춤 하지 않는 멍뭉이를 보면 알 수 있다.
여기는 그래도 비가 적당히 내리고 멈추고를 해서 정말 다행이기는 한데
이 지역 다른 곳에 사시는 분들은 수해 복구가 아직도 진행 중인데
비가 자꾸 내려서 고생이 많을 것 같다.
오늘 수해복구작업 봉사활동 참가자를 찾던데
사실 나는 나서지 않았다.
그런데 선뜻 나서서 움직이시는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나는 그러지는 못한다.
나를 살피는 데에 급급해하며 산다.
하늘에 구름이 흘러간다.
바람이 그리 많이 불어대는 것도 아닌데 바람이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시커먼 저 구름 속에는 비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옆집 이쁜 딸내미가 앞집 멍뭉이 순대를 산책시키고 들어오네..
참 예쁜 아가씨이다.
자기네 멍뭉이도 아닌데...
옆집 멍뭉이를 위해서 퇴근하지 마자 나와 동네 한 바퀴 한다는 것은
보통 마음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앞집 멍뭉이는 이웃 누나를 잘 두어 호강이다.
사료도 좋은 사료, 간식도 좋은 간식...
거기다 산책까지..
내 멍뭉이에게도 하기 힘든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옆집 딸내미지만
참 예쁜 것 같다.
바람이 좀 불어주면 좋을 텐데....
아까는 바람이 좀 불어서 여기 앉아 남편도 기다리고 하늘도 보고
바람도 쐴 겸 노트북들 들었는데
바람이 안 불어... 힝~
회오리 모양의 모기향이 연기를 올리고 있는데 연기가
흔들림이 별로 없다. 이 냄새를 모기들이 싫어하기는 하는 모양이다.
여기 이곳은 모기들의 천국인데 말이다.
우리 집 멍뭉이는 인형처럼 노트북 옆에 누워 자는지
지 아빠 기다리는지 미동이 없다.
산책 다녀와서 피곤하신 모양이다.
어둠이 제법 짙어지고 있다.
밤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 확연히 느껴진다.
여름은 절정으로 달려가고 있지만 이미
해는 절정을 너머 서 기울기가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계절의 변화가 참 신기하고...
낮과 밤의 길이가 달라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하다.
아 참!!
지금까지 싹을 올리지 않던..
끝은 조금 잘라보면 분명 살아는 있는데 여직 새싹을
하나도 올리지 않던 배롱나무가
싹을 틔우고 있다.
이 무슨 일이야.
며칠 전 소나기가 그날도 무섭게 쏟아졌었는데
그 뒤로 나무가 푸른빛이 좀 도는 것 같더니 오늘 보니
수박씨만 한 새싹을 매달고 있다. ㅎ...
엊그제 올해까지 싹 안 올리면 뽑아 버리겠다고 혼잣말을 했더니
그 말을 들은 모양이다.
좀 늦기는 했지만
아니 좀 많이 늦기는 했지만 살아 있다는 걸
확인시켜 주니 이마저도 고마운 일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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