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이 시간에 배가 고프네...

그냥. . 2024. 7. 22. 22:23

클레마티스

삽목둥이 클레마티스다.

작년 가을즈음 이었던 것 같다.

옆집 둥이네 언니가 두 가지 꺾어서 주셨는데

야리야리해서 잘 살까 싶었다.

그냥 인동 밑에 꽂아 놓고 잊었다고 봐야 맞다.

실처럼 얇고 내 두 번째 손가락만큼의 길이 밖에 안 되는

아이가 겨울을 이겨내고 살아 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무리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살았다.

두 마리 다 살았다.

하나는 이렇게 커서 꽃도 펴주고..

아직 정상적으로 피었다 보기 힘든 아주 작고 어설퍼 보이게

피었지만 꽃이 피었다.

사실 이 아이의 모체는

내가 마당에 키우다가.. 옆집 언니네에 삽으로 뿌리째 떠서 

보내 버렸었다.

그런데 내게도 이제 꽃밭이 생겼다 하니

신경 써 주신다고 주신 거다. 이렇게 꽃을 피우다니..

잘 자라고 있다.

여전히 야리야리해서

잘못 건드리면 툭 하고 끊어져 버릴 것 같기는 한데

쑥쑥 자라고 있다.

뿌리가 깊어지고, 가지가 목질화가 되면 

지금보다는 더 튼튼해지겠지.

며칠 전에는...

꽃집에서 사 온 다른 꽃을 피우는 클레마티스를 

다른 아이들 정리한다고 들어갔는데 

밟혔던 모양이다.

꽃도 예쁘게 피었던 아이였는데

끊어졌다.

그때 바로 알았더라면 삽목이라도 했을텐데

시들어 가는 걸 보고서야 알았다.

꺾꽂이는 되는데.. 뿌리만 살아서 새 순을 내지는 못하는 것 같다.

조심한다 조심한다 해도..

일을 하다 보면.. 눈은 손을 바라보고 있고

발을 감시하지 못하는 일이 많아서 아쉬운 일이 가끔 이렇게

생긴다.

진작에 꺾꽂이라도 해서 개체 수라도 좀 늘려 놓을 걸.. 했다는

아쉬움..

 

오늘은 바쁜 하루였다.

아침에 일어나 고구마 줄기 뜯어놓고...

고추밭에 소독하고..

고구마 줄기 껍질 벗기고..

작년에는 엄청 힘들게 벗겼는데...

뜯어서 바로 벗기니 잘 벗겨지더라고...

엄니 감기 걸렸다셔서 병원 다녀오고..

운동 갔다 오고..

마트 들려 장 좀 보고 와서

세탁기 돌려 널고

점심 먹고.. 청소하고...

얼갈이랑 열무김치 담고,

고구마 줄기 김치 담고

무채김치 담고...

이런저런 통화하고..

남편 퇴근해서 지하실 물 찬 거 품어 내는 거

옆에서 거들고...

닭 삶아 저녁 먹고..

산책 다녀오고..

설거지하고..

수박 달라해서 수박 먹고..

빨래 정리하고..

고양이 유튜브 좀 보고..

작업표시줄에 광고 뜨는 거 없애고 싶어서

유튜브 찾아보고 따라 하다가...

다 한 건지 포기한 건지 애매하고..

이러고 앉아 있다.

이제 씻고 자야 는데 

밥 먹을까...라는 생각..ㅎ\

아침을 건너뛰고 열심히 움직이고

운동 다녀왔더니 허기지더라고..

그 못 채운 한 끼를 지금이라도 채우고 싶은 모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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