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엄마네 시시티브이가 살아났다.

그냥. . 2024. 7. 21. 22:41

하늘 바라기

봄부터 키가 쑥쑥 자랐다.

뭔지는 모르겠고 곱게 자리 잡은 것이 풀은 분명

아닐 터였다.

그래서 키가 좀 많이 크네... 하면서도

잎사귀만 가지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이아이의 정체

뽑아 버릴까? 아니야... 반쯤 잘라내 버릴까?

풀인가?
아니야 두고 보자... 혹시 알아 가을에 정말 예쁜 꽃을 피울지..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이렇게 예쁜 꽃을 피웠다.

스마트랜즈로 검색하니 하늘바라기란다.

하늘바라기...

하늘만 바라본다고..

해바라기는 아니고 하늘바라기..

그래서 그렇게 키가 컸구나 하늘을 더 가까이 바라보고 싶어서..

내년에는 두 번쯤 순 지르기를 해도 될 듯싶다.

윗 가지에 꽃이 시들어 잘라 주었더니

아랫가지에서 꽃망울이 올라오더라고.. 그러면

순 지르기를 좀 해서 키를 낮추고 풍성하게 키워도

꽃 피우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하늘바라기..

이름이 예뻐서 꼭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내가 언젠지도 모르지만 이 아이를 내 꽃밭에 들였던 거다.

하늘바라기여서..

키가 너무 커서..

꽃 하고 제대로 눈 맞추기 힘들어서..

몇 가지 꺾어 집안으로 들였는데 이렇게 곱고 화사하다.

하늘바라기인데..

하늘을 못 보고 천정만 바라보게 해서

좀 미안하기는 하지만

참 곱다.

 

지금 고양이 두 마리가 내 꽃밭에서 놀다가 담장으로 훌쩍 뛰어 

올라갔다.

고양이 들은 봐도 봐도 신기한 것 같다.

우리 멍뭉이는 밖에서는 잘 뛰는 넘이

침대 앞 계단에서는 오르기 힘들다는 듯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때가 가끔 있는데..

그래서 왜? 하고 물으면...

히잉... 하듯이 바라본다.

그래서 엉덩이라도 살짝 밀어주려고...

손을 가져다 대는 척하면 지가 가볍게 올라간다.

ㅎ...

집 강아지하고 길 고양이하고의 차이다. 이건..

종의 차이라기보다는 

과잉보호 속에 살고 있는 멍뭉이와 

천상 자유롭게 살고 있는 야옹이의 차이..

 

엄마네 다녀왔다.

남편이 점심때 모임이 있어 이야기도 안 했는데

내 마음을 읽었는지 고맙게도 엄마네 가자한다..

점심 먹으러 자주 가는 식당은

11시 30분데 도착했는데도 대기번호 6번.....

남편은 한우물회 먹고..

엄마랑 나랑은 엄마가 자꾸 가격 싼 것을 찾으시기에

천 원 더 비싼.. 탕 중에서는 제일 비싼..

건강한우탕을 시켰는데 

받아놓고 보니 도가니탕이네 한다 남편이..

나나 엄마는 물렁 거리는 거..

미끌 거리는 거 뭐 그런 것 안 좋아하는데...

그냥 먹던 갈비탕이나 전골 먹을걸..

그래도 먹어보니 먹을 만은 하네..

엄마도 더운 날 더운 음식 드시고 기운 차리셨으면 했다.

엄마집에 다시 가서 보니 인터넷은 잘 되는 거야..

와이파이도 잘 터지고..

그래서..

모든 전원 스위치를 다 내렸다가 다시 올려봤는데

티브이는 안되고.. 시시티브이도 안 돌아가고...

그래.. 인터넷은 되길래.. 출장접수 해 놓은 거 취소하려고

전화했더니 집 앞이라고.. 어차피 왔으니 봐 드리겠다 해서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했다.

인터넷은 신호도 좋고 괜찮네요..

시시티브이 모뎀에 뭔가를 꽂아 신호를 확인해 보시면서

얘는 전원이 안 들어오네요? 기사님이 그러시길래

네.. 갸가 죽었나 봐요.. 했더니

그럼 이건 설치하신 업체에 연락해 보세요. 하시는데 

남편이 옆에서 

우리가 직접 설치했거든요. 혹시 한 번 봐주실 수 있으세요?

했더니..

그러세요? 모뎀이 나갔는지.. 아답터가 나갔는지 한 번

볼게요.

하시며 차에서 아답터를 가져다 꽂아 보니... ㅎ.. 된다.

어찌나 반갑고 고맙던지..

고맙다 감사하다 몇 번이고 인사하고...

엄마는 냉장고를 털어 식혜음료수 하나랑 캔맥... 집에 가서 

시원하게 드시라며 챙겨 드리고...

고맙다 고맙다 인사를 했다.. 

어찌나 고맙던지..

우리는 집에 와야 하는데 시시티브이 업체 오면 또

엄마가 얼마나 분주할까 싶었는데 너무 잘됐다.

단톡방에

시시티브이 살아남? 하고 올려주고...

ㅎ..

모두들 반갑게 기분 좋아해 주고..

근데 엄마 텔레비전은 아무래도 고장 난 것 같다.

오래되기도 했지만..

서비스 한 번 불러봐서 수리비 많이 나오면 하나 사야지 싶었는데

동생이 자기가 하나 사서 보내겠다고 한다.

그래서 서비스 불러보고 결정하자 했다.

우리 집에도 애들 자취할 때 쓰던 것이 하나 있는데

갸가 나이만 많았지 실제 사용년차는 1년도 채 안되어서..

그거 가져다 드려도 괜찮을 것 같다.

다행히도 큰방에 있는 티브이는 잘 나와서..

엄마한테 그 티브이 갔다가 엄마 방에 연결해 드릴까? 했더니

아니란다.

마루에서 방문 열어놓고 보기에는 그 방이 더 낫다고..ㅎ..

남편 덕에.. 엄마도 보고...

시시티브이도 고치고...

했다.

내 보기에는 참깨 농사가 잘 된 것 같아 보이는데

엄마는 우리 깨가 넉이 나가버렸다고 몇 번이나 말씀하신다.

비가 때리고 바람이 후려쳐서 깨가 넉이 나갔다고...

괜찮아 보이는구먼.. 했더니

아니라고.. 참 좋았는데 비랑 바람은 어쩔 수 없다 하신다.

쪄서 얼려놓은 옥수수 두 봉지랑

수박 한 덩어리..

그리고 엄마표 꽈리고추 조림 한 통 들고 왔다.

다행이다.

엄마네를 수시로 들여다볼 수 없어서 좀 불안했는데 

이젠 언제든 들여다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오늘 그 젊은 수리 기사님이 너무 감사하다.

일이 잘되려니 이렇게 쉽게도 되는구나.. 싶다.

여러모로 기분 좋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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