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소나기

그냥. . 2024. 8. 5. 22:17

 

안젤로니아

야리야리한 꽃이다.

아주 작은 모종이었는데 이렇게 풍성해졌다.

봄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피고 지고 한다.

가을에도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건강하고 무던한 꽃이다.

 

소나기가 내렸다.

오전에 두벌 고추를 따고 남편 있을 때 

게을러졌던 청소를 열심히 하고 

세탁기 돌려 빨래 널어놓고 나니 하늘이 새캄해지며

우르르 우르르 천둥이 울었다.

비가 오려나?

창고 앞 처마 밑으로 빨래 건조대를 옮기고..

마당을 둘러보고 들어오는데 

하늘이 다시 맑아지는 거야.

좀 기다려 보자..하고 앉았다가 다시 나가

건조대 마당에 내어 놓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다시 들여놓고... 

점심을 먹는데 빗소리가 요란하다.

우산 들고 나와 화분들

빗속으로 빗속으로 몰아넣었다.

빗물샤워가 얼마나 그리웠겠어. 이 더위에 싶은 마음에

물을 내가 아무리 줘도 비 잘 맞은 것 하고는

차이가 많더라고..

우선 화분 무게부터가 다르고

비 잘 맞으면 이삼일은 물 걱정 안 해도 되겠더라고..

안 그럼 이틀을 건너뛰면 벌써 늘어지는 애들이 

있는데 말이다.

엄마네 시시티브이가 재생이 안 되길래 

또 고장인가 싶어 전화해 봤더니

천둥이 울어서 무서워 코드 뽑아놨다 한다.

지난번 번개가 티브이도 데려가고 시시티브이 아답터도 

데려가서

엄마가 더 신경을 쓰시는 모양이다.

아까 저녁 먹고 다시 들어가 봤더니 잘 돌아가고 있었다.

내일부터 일상의 시작이다.

오늘까지는 남편이 휴가였는데

내일부터는 출근이다.

나도 내일부터는 운동도 하고.. 요가도 하러 가야지

일주일 동안 방학이었는데

그래도 운동을 하러 갈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한 번도 못 갔다.

이렇게 게을러지는 것이겠지.

소나기가 내려서 그런가?

오늘 저녁은 선풍이 바람만으로도 시원하네

오늘 밤은 잘 잘 수 있을까?

어제는 잠을 잘 못 잤다.

그래도 낮에 그다지 피곤한 줄은 몰랐다.

그제 저녁에도 그랬는데..

오늘은 잘 자야 는데 저녁 먹고

남편이 커피 마시고 싶다 해서 한잔 내렸는데

진하게 내려져서 반반 나눠 마셨다.

괜찮겠지.

그까짓 커피 따위쯤이야...

 

어제 남편 바지 기장 줄이려다 못하고

수선집에 맞긴 그 바지...

왜 잘라 왔느냐는 세탁소 아주머니에게

작업복이라 집에서 박아보려 했는데

재봉틀이 문제인지 들뜨더라 했더니

그 기지가 미끄덩 그려서 잘 안 박힌단다.

본인이 해도 깔끔하게 안 될 수 있다고..ㅠ.ㅠ

다른데 맡길까 하다가..

이 아주머니는 정말 내가 봐도 사업하실 분은 아닌 것 같다.

몇 년 전에 

큰 아이 정복 바지를 맡겼다가 세탁소에서 잃어버려서

배상받은 적이 있다.

참 많이 속상했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정복이어서..

그때 그분 상황이 아저씨가 병원에 계시는 상황이라는 걸

알고 좋게 좋게 넘어가자며 아무 말 안 하고 바지 가격보다 조금

덜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는 가지 않았었다.

또 그런 일 생길까 봐서..

그러다 오늘.. 늘 다니던 수선집이 휴가 중이라는 

메모가 붙어 있길래..

작업복이고 해서..

오랜만에 찾았는데 모르시지 않을 텐데..

싶은 생각과 함께...

불투명한 대답.. 이미 수선비는 지불한 상태인데 말이다.

내일 오라는 말을 들었으니

잘해놓으시겠지..

그냥 쫌.. 그랬다.

오랜 단골이니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갔는데...

뭔가 좀 아닌 것 같은 느낌?

아저씨 안부 물으려다 말았다.

괜히 좀 오지랖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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