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말이 많은 사람인가?
성격이 급한가? 싶을 때가 있다.
나도 말을 많이 할 때가 있다.
평소에는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아니 편한 사람하고 있으면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특별히 많이 한다기 보다는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그런 부담감이 있다.
어울림에 능숙하지 못하다 보니
그런데서 오는 어리숙함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냥 말이 많기도 하다.
오늘 병원에 정기검진 결과 보러 가는 날..
요가 연습하는 시간이랑 겹쳐서 마음이 바빴다.
남편이 쉬는 날이라 오랜만에 같이 가는데
왜 그렇게 긴장이 되는지..
오히려 혼자 갈 때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가슴이 콩닥콩닥 했다.
갱년기 탓인가.. 탓하며 도착한 병원
키오스크에 접수하고 앉아 있는데.. 부른다.
지난번에 오셨을 때 모모 검사 안 하셨어요? 하고 묻는데
네.. 안 했는데요
지난번에 오셨을 때. 했어야 하는데 안 하고 가셔서 지금 하고 오셔야 해요. 지하로 내려가셔서
접수하시면 되구요.
검사하고 오셔서 말씀 해 주세요..하길래.
저 맞아요?
저 그 검사는 그동안 안 했었는데..
네 맞아요. 수납은 되어 있는데 검사를 안 하셔가지고..
신분증 한 번 줘 보실래요?
다시 확인하고도 내가 맞다 하니
서둘러 지하 검사실로 내려갔다.
어찌어찌 물어 찾아가서
등록번호 보여주며 말씀드리니 여기 맞아요? 하고
오히려 내게 묻는다.
내 지하 검사실로 가라고 하던데요.
성함이.. 네..
주민번호가.. 네...
혹시 저 맞아요? 저 한 번도 그 검사는 안 한 것 같은데..
위에서 혹시 이름이 헛갈린 건 아니에요? 하고 물으니
손을 들어 조용히 하라는 듯하더니
모니터 들여다 보고 한참을 토닥이더니
여기 아니고 1층 검사실로 가세요. 한다.
여기로 가라고 했는데요?
보통 여기서 검사하는데 1층에 접수되어 있어요 한다.
귀찮다는 듯..
내가 말이 많은가?
난 한 번도 이 검사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 해도 제대로 확인 안 한건 내 탓이니
더 따져 물을 수가 없었다
오늘 요가 연습 마지막 날인데
나 없으면 내 짝 언니가 커플 부분에서 혼자 연습해야 하는데
싶어 마음이 바빴었기 때문에 서둘러 왔는데
검사라니..
그것도 지하 가라 1층 가라 그러니 좀 급했나 내가?
내가 말이 많은 사람인가? 싶더라고..
몇 달 전에도
청소기 서비스 맨 왔을 때도..
궁금한 것 묻고 어쩌고 했더니 조용히 하라는 듯
그런 표정을 지으시더라고..
그래서 조개처럼 입 꾹 닫았었는데 오늘도 그런 느낌이었어.
검사하고..
다시 대기하고.. 이상 없네요. 나쁘지 않아요
오늘 검사한 것도 정상 수치에서 살짝 벗어나기는 하는데
괜찮아요. 1년 후에 봅시다.. 한다.
1년 치 약이 적혀 있는 처방전을 받아 들고
요가연습하러 갔다.
어디서든 민폐가 되는 건 싫으니까..
며칠 지나면 5년 차 된다.
실질적으로 완치판정이지만 나는 남아 있는 양성의 것들이 여전히
있어서 아마도 살아있는 한 추적 검사는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먹어야 하는 약도 평생은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어느새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그 교수님은 늙지도 않아. 나는 5년 동안 쪼그랑 망태가 되었는데
남편 앞에서 중얼거렸더니..
교수님도 늙었겠지. 5년이야 5년.. 한다.
대하 사다가 큰아이 오라고 해서
구워 먹었다.
대하철이면 대하 먹고 싶어 하는 우리 아들..
아빠가 안 사주시면 내가 사지 뭐~ 하길래
엄마가 살게~ 했다.
통통하니 아주 좋더라고..
2kg 다 먹었다.
전복도 큰 것 네 마리나 스팀 올려서 먹었는데 맛있다고..
아들이 잘 먹으니 좋네.
멍뭉이가 잠이 많아졌다.
나이 탓인가 했더니
아니야 요즘 혼자 집 보는 시간이 많아서 그래
오늘도 오전 내내 혼자 있었잖아.
남편이 그런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 멍뭉이는 나 없으면
밥도 잘 안 먹고 잠도 잘 안 자고
나만 기다린단다.
소파에 앉아서 창 밖만 바라보다가
웅크리고 누워 있다가 무슨 소리만 나면
차밖을 뚫어져라 바라본단다.
그래서 오늘도 멍뭉이는 피곤한 모양이다.
늘어져서 벌러덩 하고 자는 거 보면 내가 괜히
마음이 편해진다.
자고 있는 멍뭉이를 끌어안으면 세상 무엇보다 포근하다.
그 포근함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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