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엄마를 만나는 날에는..

그냥. . 2024. 12. 3. 23:20

화장을 곱게 해야겠다.
대학병원에 엄마 진료가 예약되어 있는 날
큰아이 집에 들러 도배하는 거 보고 
아직 삼십여분 남은 진료예약 시간을 확인하며
엄마한테 전화를 했더니 병원 도착하셨다 한다.
서둘러 남편차를 타고 도착하니
엄마가 안 보여 안에 들어가 물어보니 진료 중이라고..
조금 기다리니 엄마가 나왔다.
진료받은 이야기를 하고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아이고 살이 또 빠졌네 잘 좀 먹어라..
아니야 엄마 나 그대로인데..
그대로는 무슨 살이 많이 빠져 버렸구먼.. 남들은 살쪄서 걱정이라는데
너는 왜 근다냐.. 하신다.
아니야 엄마 나 살 안 빠졌어. 맨날 놀고먹고 뒹굴 거리는데 살이 왜 빠져?
얼굴이 노랗구먼.. 살도 많이 빠지고...
대학병원까지는 엄마가 오시고는
나를 보자마자 걱정..
안 그래도 안 나올까 했었다. 엄마 걱정하실까 봐서..
근데 어찌 안 나와.. 싶어 나왔는데 엄마 속만 상하게 하는 딸이다.
남편이 있어 집에까지 모셔다 드리고...
울 엄마.. 아침에 동네에서 버스 타고 나와서 시외버스 타고..
또 시간이 많이 일러서 버스 기다리는 사람한테 물어
버스 두 번 환승하고 대학병원까지 오셨다한다..ㅠ.ㅠ
택시 타지.. 했더니..
한 번 타 볼까 했는데 버스 잘 타고 왔다고..
나는 몰랐는데..
남편 차로 모셔다 드리는 길에도 엄마는 주무셨다고..
몇 번 일부러 말을 걸었었는데 내가 조용한 엄마가
주무셨다는 걸 눈치 없는 나는 몰랐다..
다행이다. 남편 차로 집에까지 모셔다 드릴 수 있어서..
그리고..
다음부터는 화장이라도 곱게 하고 엄마를 만나야 할 것 같다.
제일 좋은 옷을 입고 머리도 신경 쓰고..
체중이야 내 맘대로 안되지만 혈색은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팔순 엄마의 걱정거리가 되지는 말아야 하는데 
나는 자꾸 엄마의 아픈 손가락이 되는 듯하다..
조금 더  조금만 더 열심히 먹고 긍정적으로 살아야지 싶다.
 
 
실비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갈아 타 볼까 했는데....
유병자 보험 밖에 안된다네..... 
 
올해의 위시리스트 중에 갖지 못한 것?
가장 갖고 싶었던 것은 로봇 청소기였고.. 이건 지난 5월에 
남편이 해결해 주었다.
그리고.. 는 딱히.. 물욕이 별로 없어서..
이런 것도 될지는 모르겠는데 동백나무 묘목이 하나 갖고 싶기는 하다.
딱 토종 동백으로 
아주 붉은 꽃송이가 툭 하고 떨어지는 예쁜 동백나무
근데 들여놓고 싶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키가 제법 많이 자라는 나무여서 망설이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뭔가 있었던 것 같기는 한데..
잠깐 모든 걸 멈추고 머릿속을 해 집어 봐도 생각이 안 나네..
그런가 보다 위시리스트까지 필요치 않을 만큼 
여유롭게 살아가고 있던지..
아님 물욕이 그다지 없던지..
잘 살아가고 있는 듯해서 다행이다. 이만하면 됐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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