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바꿔 먹으면 안 될까요?

그냥. . 2024. 12. 14. 21:54

 
어제 보고 온 겨울 바다는
예전에 강릉에서 봤던 겨울 바다의 느낌과는 많이 달랐다.
돌풍이 불기도 하고 진눈깨비가 잠깐 내리기도 했지만...
뭔가 바다를 보러 갔다기 보다는 
좋은 사람과 산책을 나간 느낌이랄까?
바다는 그냥 그 자체만으로 내게는 주가 되었었는데
이번에는 배경이 된듯한 그런 느낌?
무튼 그렇다.
뭔가 바다에 대한 아쉬움도 좀 있고..
편안함도 있고..
 
아침에 계단을 쓸고 있는데 
뒷집 애기 엄마가 외출하는 길인 듯싶은데 마악 뛰어 와서
방울토마토가 든 비닐 봉지를 내민다.
잘 먹을께~ 하는데
언니... 이거하고 생강차하고 바꿔 먹으면 안 될까요?
우리 아들이 너무 맛있다고 하는데 내가 그렇게 만들 줄을 몰라서. 
잠깐 기다려.. 하고는 들여다보니
아주 작은 꼬마 병 두 개 하고.. 2리터는 되는 큰 병만 있다.
3초간 망설이다가 큰 병을 하나 들고나가 내밀었더니
이힝? 이렇게 많이? 하며 목소리가 커지길래
입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조용~ 했다.
동네 서운할 사람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고맙다고 후다닥 들고 가는 등 뒤로 겨울 햇살이 눈 부시다...
큰 병 내밀고 나서...
잠깐.. 너무 큰 거 줬나? 싶은 그런..
아니야.. 아들이 맛있다고 한다잖아.
아들이 좋아한다면 그보다 더 좋을 건 없지~ 
그 엄마나 나나 아들은 다른 이들보다는 조금 더 많이 이길 수 없는 그 무엇이니까...
잘 마셔 주면 좋겠다 싶다.
그렇다고 내 아들 줄 것이 모자라는 건 아니니 말이다.

잠깐. 마당에 섰다
찬 바람이 궁금했는데 오싹하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나만큼이나 달 별도 추운지 흐르는 게 보이는 거야
오잉 저렇게 빨리 서두르면 금새 햇님고ᆢ 근무교대 하겠는데 가만히 들여다 보니 추위에 걸음 재촉하는 건 달별이 아니라 조각 구름이더라고
달 별 사이를 흐르는 조각 구름이 있는 밤하늘 겨울밤 하늘이 참 쨍하니 청명하니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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