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한기가 온몸으로 스며드는 느낌이다.
얇게 입기는 했다.
입고 있던 스웨터를 뜨개질하면서 답답하다 싶어
벗어 버리고 얇은 면티 하나 입고 있으니...
금방 난로를 켰는데
내 그림자 밟기라도 하듯 금세 따라온..
이상하지..
통화를 하려고 방은 나온다거나 다른 뭔가를 하려고 할 때는
따라 나오지 않는데 꼭 이렇게 이 방에 들어오면
어김없이 따라 나온다.
그래서 난로를 멍뭉이 앞에 밀어 놓았더니 나는 춥다.
멍뭉이 아픈 것보다는 내가 아픈 게 나으니까~
ㅎ..
옷 주워 입으면 되지~
스웨터 걸치고 왔더니 확실히 포근하네..
이 방은 보일러가 안 들어 가.
그래도 여기서 일기 쓰는 걸 고집하는 이유는
나만의 공간이기 때문이지.
난 여기가 좋다.
오로지 내 공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여기가 좋아.
오늘은 큰아이 생일이다.
아침 일찍 문자 넣어주려고 했는데
내가 약을 먹고 비실 거리는 통에 놓쳐서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저녁에 문자 넣었더니
전화 왔다.
여행 갔다고~
잘했다 했다.
경주는 처음 가 본다고.. 좋다고..
그래 재미있게 놀다 오라 했다...
내 아이들 삶에는 내 그림자가 1도 드리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능하면 바람처럼 햇살처럼 향기처럼
있는 듯 없는 듯 그런 관계였으면 좋겠다.
내 아들에게 나는 그냥 저 쉬고 싶을 때
언제든 찾아와 쉴 수 있는 그렇지만
언제든 떠나고 싶을 때 발걸음 가볍게 제 갈길 갈 수 있는
그런 존재이면 좋겠다.
오늘까지
생강대추차 만든 것 열 두병이 선물로 나갔다.
우와다.
사실 만들 때는 별생각 없이 만들었다.
엄마네나.. 동네 이웃이나.. 그랬었는데
제법 많이 나갔네..
너무 많아 어쩌나 걱정했는데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이었던 거다.
아니다 열세 개 나갔구나.
아... 아니다 열여섯 병이 나갔네..
남편 아는 분 세 병해서.
정말 많이 나갔구나..
가만 내 가족 먹을 거 부족한 거 아닌가 살펴 보야겠는데 ㅎㅎㅎ
아니야. 부족하지 않아.
올해 먹고
모자라면 생강 더 사다가 만들면~
아니야 아니야 모자랄 리 없어. 충분해 충분해...
나눠 먹는 재미는 참 좋다.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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