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사람 인형이 가지고 싶었다.
작년 이맘때쯤이었던 것 같다.
근데 작년에도 사고 싶은 것은 많고
주머니는 날마다 홀쭉하고 그랬었다.
그렇게 지나간 작년 겨울..
다시 겨울 앞..
작년에 구입한 꼬마 트리에 일찌감치 조명도 밝히고..
현관 앞 포치에도 조명을 달아 반짝이게 했다.
하늘에 별은
가까이 할 수 없어
내 집에 별을 달아
아쉬운 마음 달래어 본다 싶은 마음으로다가
별빛을 닮은 조명을 달았다.
반짝반짝반짝..
멀리서 바라 볼 일 많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내가 보고 있지 않아도 별처럼 영롱하게 빛나고
있을 생각만으로도 기분 좋은 조명..
그것 만으로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건..
그냥..
이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대한 욕구가 채워지는 것에서 오는
사소한 즐거움
인형을 봐 두었다.
결정장애가 의심스러울 만큼 고르고골라 장바구니에 담았다
남편에게 사 달라했다.
뭔 인형? 하며 안된다 하는 걸..
어린아이처럼 삼일을 졸라서..ㅎ.. 결국 얻어냈다.
내가 사도 되기는 하지만..
그냥.. 뭔가 미리 받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기분을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귀엽다.
그냥 식탁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들여다본다.
귀여워서 자꾸 웃음이 난다.
저게 뭐라고..
저것이 뭐라고..
저것이 그렇게 아쉬웠을까
남편한테 귀엽지~ 했더니 건성으로 그렇다 한다.
나는 왜 저런 것이 그렇게 사고 싶었을까? 했더니
이제 사고 싶은 대로 사고 살아. 나한테만 사달라고 하지 말고~ 한다.
ㅎ..
폭신한 느낌이 느껴지는 인형에 대한
알 수 없는 그런 구매욕이 있다.
그렇다고 마약 들여놓지는 않는다.
내 나이를 나도 알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에 저 눈사람 인형은 마치
내 내면 밑바닥에 숨어 살고 있는 어린아이를 달래주는
그런 것 같아서 너무 소중하다.
작은 걱정이 싹을 내밀고 있다.
지나친 기우라 생각하지만..
반복되는 것 같은 순간의 기억이 지워지는 것 같은..'
아니면 형광등처럼 깜박 암전 되는 것 같은
뭐 그런..
지나친 예민함이겠지..
그렇다 해도 조금 더 신중하게 두고 봐야 할 문제 같다.
떨어진 체력 때문이겠지 하면서도 기분이 좋지 않다.
겨울은 사진이 귀하다.
꽃도 없고, 멍뭉이 산책 사진은
주머니 속에서 나오려 하지 않는 손 때문에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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