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오늘도 좋은하루)

햇살 좋은 날~

그냥. . 2025. 1. 2. 10:02

생각이 많은 아침입니다.

생각이 무거워 한참이나 이불속에서 뒤척이다가

마지못해 일어나 앉았습니다.

햇살이 쨍하니 창문을 채우며 놀리듯 들여다보고 있어서

더 이상은 아니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생각을 낫고 생각이 생각을 덮고

생각이 생각을 누르고 생각이 생각을 부풀려

솜털같은 마음은 이미 씨앗처럼 웅크리고 있습니다.

그래 씨앗.......웅크리고 있지만 새로운 시작을 말하는 씨앗....

겨울 속에 꽃을 들여다 보고.. 들어 올린 화분의 무게가 가벼우면

물을 채워줍니다.

잘 모르겠더라구요. 어떤 아이가 물이 고픈지.. 어떤 아이가 

괜찮은지 그래서 무조건 들어 봅니다.

손으로 꾸욱 눌러 습기를 확인하는 걸로는 확신이 서지 않아 들어 보면

가볍게 들어 올려지는 아이들에게 우선 물을 줍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는 제법 건강한 모습으로 겨울 속의 봄을 느끼 지네요.

청소기가 돌아가고 있어요

내 손으로 닦고 쓸고 털어낸 나머지 공간들을 저 혼자서 잘도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네요.

널찍한 곳은 씽씽 박력 있게

뭔가 있는 곳은 혹시나 다치게 할까 봐 혹은 자신이 다칠까 봐 조심조심하는

모습이 너 참 똑똑하구나 하면서 한참을 바라봅니다.

제법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열린 공간들의 구석구석을 누비는 

혼자 중얼거리지만 내 말은 들어주지 못하는..

정말 똑똑한 것 같지만 자기 분야에서만 똑똑한..

그래 뭐.. 자기 할 일에만 똑똑하면 장땡이지 만능일 필요가 없는 건

청소기나 사람이나 매한가지지 싶네요.

생각이 무거운 건 

이미 정해진 사실이고 받아들여야 할 일인 것을...

그걸 내가 인정하기까지가 너무 오래 걸렸다는 것..

오래 걸린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그만큼 아이에게 부담을 주었다는 이야기겠지요.

가벼운 계획이 아니었다는 것 물론 아는데..

그냥 나는 그 자리에서 만족하며 살았으면 했습니다.

아이가 안정적인 삶을 살아야 내 삶도 안정이 되니 말입니다.

지금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닙니다.

아이도 그렇게 성급하지는 않아요.

아이 말대로 인정욕구가 강한 아이인데 

제대로 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그런 것들에게서 오는 내가 다 알지 못하는 

아니 어쩌면 그냥 조용히 살아 주었으면 하는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닌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한 묵인이 그래.... 이런 건 엄마가 아닌 거라는 거..

꽃을 보고.. 마른 잎을 정리하고.. 화분 방향을 돌려주고...

순을 따 주고... 물도 채워주고..

커피 한잔을 나 자신에게 선물하면서

생각이 가벼워졌어요.

나 아닌

아들... 그래.. 아들만 생각하니 가벼워지네요.

나는 그냥 조금 더 응원하고..

조금 더 지켜 봐 주고..

조금 더.. 지지하면 되는 거더라고요.

아이에게 문자라도 넣어줄까... 하다가....

그러지 않은 건..

한 가닥 미련이 아니라

아이는 이미 단단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기가 청소 다 했다고 제 집으로 돌아갔네요.

햇살이 참 좋은 날이에요.

나는 내 자리에서 아름드리나무처럼 그렇게 건강하게

지키고 있으면 되는 거더라고요.

언제고 어느 때고 

찾아오고 싶을 때 찾아와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오늘도 나는 아이들이 언제든 쉬어 갈 수 있는 

괜찮은 나무 그늘을 준비하기 위해

한약을 먹습니다.

양치하다가... 아... 약..  생각이 나서 

전자레인지 돌려놓고....

입 헹구고.. 약부터 먹고... 다시 양치..

안 그럼 잊어버리거든요. 약 챙겨 먹는 걸 제일 못하는 

지라 생각나면 무조건 먼저 해야 해요.

씻고 앉아.. 한줄기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 내 작은 화분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봅니다.

이보다 더 사랑 많은 시선이 어디 있겠냐는 듯 

그렇게..

오늘날이 참 좋네요...

내 아이에게도 저 맑고 포근한 햇살이 참 좋구나.. 느낄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따듯한 캐모마일 차 한잔 만들어 

소파에 기대어 앉아 마무리되어가고 있는 바닷빛깔을 닮은 스카프나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아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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