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어둠 속에 앉아 있다.
집안에 내린 밤의 어둠을 나는 제법 즐기는 편이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전기밥솥의 불빛
정수기 그리고 엘리디 전자시계
보일러 온도조절기에 들어와 있는
주황색 숫자와
세 개의 야광빛
그리고 반짝이는 미니 트리의 불빛이 창에도
텔레비전에도 화분 옆에서도 반짝인다
여기 거실에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앉아 일기를 쓴다고
이 시간에 앉아 있는 일은 없었던 것 같지만
괜찮네 춥지도않고..멍뭉이도 제 집에서 편안히
잘 수도있고..
가끔 여기를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별빛 같다.
예뻐.. 요란하지도 않고..
미니 트리가 반짝반짝 반짝...
작은 아이가 집에 오면
가까이 있는 큰아이에게 늘 전화를 한다.
바쁘지 않으면 밥 같이 먹자고..
언제 건 어느 때 건
출근하는 날이 아니면 아이는 늘 함께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고맙다.
몇 년 만에 장어를 먹으러 갔는데
큰아이는 잘 먹고..
감기기운이 있는 작은아이는 입이 짧다.
아니 감기 기운이 없었다 해도 입이 짧은 아이다.
많이 못 먹더니
이 밤에 배 고프다 라면 먹고 싶다 한다.
아까 많이 먹지.. 했더니..
입맛이 없었다고..
점심 먹고 내리 자서 그런 것 같다고..
라면 먹자마자 이 닦고 제방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통화 소리...
좋을 때이다.
참 좋을 때..
저 좋은 마음으로 평생을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래오래 좋은 마음 유지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저녁 먹고 들어오면서 봤던 손톱달이 생각이 난다.
손톱달과 얼마큼 거리를 유지하고 반짝이던 작은 별도..
겨울엔 별이 유난히 반짝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