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비가 내리다 그치더니
낮에는 비가 제법 내렸다.
엄마랑 통화를 하는데
엄마네 윗집 00이네 어머니가 오늘 떠나셨다한다.
2 년전 쯤 암선고를 받으셨는데
병원에서 하는 치료는 받지 않으시겠다며
통증치료만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엊그제 엄마네 갔을 때
꽤 오래 고생하시네... 이야기를 했었는데
결국은 가신 모양이다.
아파도 조금만 아프고.. 갔으면 좋겠다는 내 생각..
오래 아프면 아픈 사람도 고생..
가족들도 고생...
생각 없이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나서야
엄마가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신경이 쓰였다.
그러게... 엄마는 날마다 얼굴 보고 지내던 윗집 분이시고
그런 걱정은 엄마가 나보다 훨씬 더 많이 하고 계실텐데
내가 그런 말들을 엄마 앞에서 꺼내 놓은 게 잘했을까... 싶은
내일부터는 읍사무소에서 주민자치 프로그램이 다시 시작된다.
이제 시작이구나... 싶은 마음과
뭔가 쫌 꺼려지고 귀찮은 마음은 뭘까?
어릴 때 방학 끝나가는 게 그렇게 아쉬웠는데 그 마음하고
비슷한 건가..
하루만 이틀만 방학이 늦게 끝났으면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러다가 언젠가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개학이 며칠 늦춰진 적이
딱 한 번 있었다.
그때 느낀 그 기분 좋음이란..
평생을 살면서 그렇게 기분 좋았던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싶다.
개학이 늦춰진 만큼 봄방학이 짧아졌을 텐데 말이다.
그냥..
요즘 생각이 좀 많다.
걱정이나 고민이 아니라 생각...
나 자신에 대한..
내가 아는 나도 나고..
남이 말하는 나도 나고..
귀가 운다.
이 겨울에도 내 귀에 사는 귀뚜라미는 건강도 하다.
가끔은 귀뚜리 같고
가끔은 비가 내리는 것 같고
가끔은 방송시간 끝난 텔레비전 같고
가끔은 드릴이 돌아가는 것 같다.
나 심심할 까봐서 참 여러 가지로 준비했다.
쫌 답답하네...
현관 밖에나 한 번 나가 봐야겠다.
답답함이 화아악 내려가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