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06

감사..감동..

그냥. . 2006. 3. 23. 08:26




     


어제 오후에 엄마가 아버님 병원에 다녀

가시겠다는 전화가 왔다.

 다음날 오시면 좋겠다고 그랬드니

입원 하신지도 오래됬는데 그동안 일이 많아 이제

가는것도 죄송스럽다며 그냥 왔다 가신단다.

오후엔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병원에 갈수 없어서

엄마를 볼 수 없었다.

예전같지 않게 엘리베이터가 홀 짝수 층으로 나누어 운행

하는겄 때문에 고생 안하실까..걱정을 하면서도. 그냥

내 바쁜일에 잃어 버리고 있다가

저녁에 전화를 했다.

잘 다녀 가셨느냐고...

아직도 감기기운이 가득한 목소리로 반갑게

받아주신다.

그려...아버지가 많이 마르셨드라..어머니도 그렇고.

그렇지...요즘 금식을 많이 해서 그런지 더 마른신거 같어.

어쩌고 저쩌고...엄마와의 통화는 항상 길~~다.

야야..니 아버지가 집에 너 혼자 있으니까 며칠 쉬었다 가라

그러드라.

어? 뭐라고?

내 귀를 의심했다.

어 집에 가서 편하게 며칠 쉬었다 가라고 몇번을 말하시드라..

정말?

어...

니 아버지도 딸이 어른들하고 같이 살아서 엄마가 딸래집에도

한번 제대로 못 가는거 아시는 모양이여.

그러신다.

그래서  다음에 다 나으셔서 퇴원 하시면 한번 가겠다고..

걱정 마시라고, 담에 꼬옥 한번 간다고...그랬단다.

엄마 정말이야? 정말~~울 아버님이 정말 그러셔?

마음이 멍 했따.

아픈 기억이 있다.

너무 아픈 기억....

결혼하고서 아버지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딸래미 어찌 사는지도

한번 못 보고 가섰따. 엄마도....큰아이 돌때 오고 안오셨으니...

그것만이면...

그래도..뭐..

편하게 안해주시는 아버님 성격이 있으니까...그렇다 하드라도

아버지 말기암 선고 받으시고, 투병중이실때...

12월 한겨울이였따. 대학병원으로 병원 옮기시면서...

병원 10분거리 딸래집 놔두시고, 엄마랑 여관잠을 주무신

적이 있으시다.

정말...

그때를 생각하면..지금도 눈물이 난다.

날도 추운데...눈은 또 왜 그렇게 많이 오는지...

병원 10분 거리에 딸이  사는데...아버지는..

엄마는 딸내집 보다는 여관잠을 택하셨따.

너무너무...속상하고, 어른들께 서운하고,

남편한테 속상하고...

물론...남편이 이른 새벽 모시러 가겠다고 했었지만...

전날부터 내리기 시작한 폭설 덕에..

엄마는 아버지를 모시고 그 전날 연락도 없이..병원옆

여관으로 오신것이다.

당신이 불편해서편하자고 그러셨다지만..난..

내 마음은...

어쩌라고...어찌 하라고...

말씀한마디라도...집으로 모셔오라는 말씀 한마디를

얼마나 간절히 원했었는데...

쉽지 않으신 성격으로 무장하다 시피 하시고 말씀 한마디

안하서서 이 가슴에 그 아픔을 새기시드니...

아~~~

이게 무슨 말씀...

이게 뭔말............

그때 그날처럼...

눈물이 펑펑 쏟아졌따.

그때 그날처럼....아버지께 엄마께 몸서리 처지게

죄송스러웠다.

그러나 그때 그날의 원망은 아버님 그 말씀 한마디에..

눈녹듯이 살아지는거 같었다.

그때..도 그말씀 한만디만 해 주셨어도..

이렇게 마음이 쓰리고, 아프고...그러진 않았을텐데...

아버님께..어머니께...내색한마디 못하고,

그냥 멍청이처럼 그렇게 살아야 하는 자신이 얼마나 밉고

싫었든가...

아버님...감사해요...

아버님께서 엄마한테 건내주신 그 말씀 한마디에

울 어버지도 서운한 맘...접으셨을꺼예요.

아니..아버진..항상 그때도 괜찮다고 그러시긴 하셨지만...

마음이..머엉 하다.

안보이시던 모습을 보여서...왠지 안쓰럽고,

내색한번 안하시드니..며느리 입장도 해아리고

계셨구나...싶은것이..너무 감사하다. 너무 너무...

감사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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