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소리 들리지 않는걸 보니
이슬비가 아직도 내리고
있는가 봅니다.
가라 가라 가라...
재촉하지 않아도
가야할 더위는... 계절은 가고
와야할 계절은 저 알아서 올텐데..
가라고 가라고 자꾸 가라고
어제도 오늘도
비는 내리네요..
물을 먹어 부드러워진 땅에
제 할일을 다 한듯..
누렇게 말라가는 오이며 호박 덩쿨을
걷어 냈지요..
아직 몇개 볼품없이 열린 오이를 따서
바지춤에 스윽 슥 문질러 한입 베어 물고..
아그작 아그작 싶으니..참 맛나드라구요.
호박꽃 하나 남기지 않고 말라가는 호박줄기를
걷어내는데...어디에 꽁꽁 숨어 있었는지..
커다란 마디호박 하나가 쭈욱 따라 올라오는데
그 기분이란..ㅎㅎ
혹시 아세요?
어렸을적 아궁이에 솔가지로 불을지피다가
우연히 발견한 밤 한톨의 반가움..
바로 그거드라구요.
아직..8월인데..
처음 오이며 호박을 심을때는
암것도 몰라서 봄에 심어놓으면
가을까지는 쭈우욱 먹는줄 알았는데..
ㅎㅎ
시골산다는 아줌마가..그걸 이제야 알았으니~
지천에 아무리 많은 지식이 널려 있다한들
관심 밖에 있으면 아무것도
아니구나..싶드라구요.
텅빈..아직은 텅비기엔 좀 이른듯하지만..
오미며 호박 있던 자리가 텅..빈것이..
허전도 하고..개운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몇달이래도 정이 꽤나 들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