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07

풀벌레

그냥. . 2007. 8. 30. 20:37

풀벌레 소리 들리지 않는걸 보니

이슬비가 아직도 내리고

있는가 봅니다.

가라 가라 가라...

재촉하지 않아도

가야할 더위는... 계절은 가고

와야할 계절은 저 알아서 올텐데..

가라고 가라고 자꾸 가라고

어제도 오늘도

비는 내리네요..

물을 먹어 부드러워진 땅에

제 할일을 다 한듯..

누렇게 말라가는 오이며 호박 덩쿨을

걷어 냈지요..

아직 몇개 볼품없이 열린 오이를 따서

바지춤에 스윽 슥 문질러 한입 베어 물고..

아그작 아그작 싶으니..참 맛나드라구요.

호박꽃 하나 남기지 않고 말라가는 호박줄기를

걷어내는데...어디에 꽁꽁 숨어 있었는지..

커다란 마디호박 하나가 쭈욱 따라 올라오는데

그 기분이란..ㅎㅎ

혹시 아세요?

어렸을적 아궁이에 솔가지로 불을지피다가

우연히 발견한 밤 한톨의 반가움..

바로 그거드라구요.

아직..8월인데..

처음 오이며 호박을 심을때는

암것도 몰라서 봄에 심어놓으면

가을까지는 쭈우욱 먹는줄 알았는데..

ㅎㅎ

시골산다는 아줌마가..그걸 이제야 알았으니~

지천에 아무리 많은 지식이 널려 있다한들

관심 밖에 있으면 아무것도

아니구나..싶드라구요.

텅빈..아직은 텅비기엔 좀 이른듯하지만..

오미며 호박 있던 자리가 텅..빈것이..

허전도 하고..개운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몇달이래도 정이 꽤나 들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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