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남자는 방에서
막둥이는 거실에서
나는 컴앞에서 그렇게 스스로의 세상에
빠져있다.
컴앞에 앉아 있으면서
깔깔거리는 막둥이 웃음소리가 나면
티비를 한번 바라 봤다가...컴을 바라 봤다가..
그렇지만 역시 난 티비속에 빠져드는것보다는
컴속에 빠져들어 있음이 확실하다.
티비가 별루 즐겁지 않은걸 보면...
컴 끄고 어디로 갈까?
간만에 집안에서 이시간에 티비앞에 앉아 있는
남편을 내버려 두는것도 그렇고..
큰넘하고 히히덕 거리며 즐겁다가 혼자 머슥하니 웃고 있는
아들넘도 혼자 두기 뭐하단 생각.
우리집 남자 거실로 나오라 하면 싫타 할것 같고
혹시 나오더라도 티비 채널이 남편 맘 따라 돌아 갈것 같아
남편이 원하지 않을것 같고, 막둥이더러 방에 들어가 같이 볼까? 하고
물으면 분명 '아니 그냥 여기서 볼께~' 할것이다.
방이 많다는 것..
아니 티비가 방에도 있다는것..
그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참 편리하고 좋지만
또 어떤 면에서 보면 가족간에 모여 앉아 웃고 즐기는 일을
방해하는 방해꾼 같기도 하다.
우리 어렸을적에는 티비 있는 엄마방에서 밤늦도록
이불속에 푸욱 파묻혀 얼굴만 내놓고 티비 보던 생각..
지친 피곤함에 아빠의 코고는 소리도 엄마의 뒤척임도
별 신경 쓰지 않았던것은
철이 없었던 까닭이였을꺼야.
그래도 지금 생각해 보니 늦게까지 잠안자고 티비 본다고
야단 맞은적은 없는것 같다.
우리가 너무 착했던지..
엄마 아빠가 너무 피곤하시거나 아님 그냥 알아서 하려니..
믿으셨던지..
1월 하고 2일날 밤이다.
유난히 길고도 길었던..
뭔가 사람이 해야 할일이 있어야 한다고 느꼈던 날이다.
하루종일 빈둥거리며 놀면서..
노는것도 힘들구나..싶었던..
사람 맘이 참 변덕스럽다.
바쁘면 한가하길 원하고
한가하면..좀 바빴으면 싶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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