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춥지 .

그냥. . 2010. 1. 8. 12:00

'어서 와라 아들. 춥지.'

종종걸음으로 차에 오르는 큰넘이 안쓰럽다.

'어. 그래도 바람이 안불어서 어제보다 괜찮은데.'

꽁꽁 얼어 붙은 겨울밤 하늘에 별이 곱기만 하고..

'아들~ 피곤하냐?'

'아니이..'

'피곤해 보이는데? 뭐 기분 안좋은 일 있었어?'

'어. 짜증이 좀 나서..'

'왜? 뭣 때문에.'

'그냥 오랫만에 영어 공부 좀 해볼라 했더니 잘 안되서.'

'그렇지. 너무 오래 쉬었잖어. 쉽지 않을꺼야.'

'긍게. 너무 오래 안했나봐. 그래도 다른 과목들은

그렇게 버겁지는 않은데 영어가 ..'

'영어 학원 다시 다닐래?'

'아직은 좀..지금 다녀도 내가 따라가지 못할꺼야. 공부 좀 하고

필요하면 이야기 할께 엄마.'

'그래. 언제든지 필요하다고 느끼면 이야기 해. 엄마랑 아빠는

니가 원하면 언제든 다시 다니게 해줄테니까.'

알수 없었다.

왜 큰아이가 공부에서 마음을 거둬 버렸는지..

짐작하는건 내 잔소리가 아빠의 한마디 한마디가

케이티엑스처럼 앞질러 가버리는 동생이

그런 이유들이 아니였을까..생각만 할뿐

그래서 더는 다그치지도 더는 잔소리 하지도 못하고

그저 하루라도 빨리 마음 다잡아 주기만을 바랬었다.

그렇게 1년...아니 좀 더됬나?

첨부터 아닌 아이였다면 아예 기대가 없었을것이다.

그럼 속상함도 덜 했겠지.

처음이다.

아들넘 입에서 먼저 공부 이야기가 나온건...

 

가만...

지켜 보고 있다.

마음 잡아주길...

마음속으로만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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