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라 아들. 춥지.'
종종걸음으로 차에 오르는 큰넘이 안쓰럽다.
'어. 그래도 바람이 안불어서 어제보다 괜찮은데.'
꽁꽁 얼어 붙은 겨울밤 하늘에 별이 곱기만 하고..
'아들~ 피곤하냐?'
'아니이..'
'피곤해 보이는데? 뭐 기분 안좋은 일 있었어?'
'어. 짜증이 좀 나서..'
'왜? 뭣 때문에.'
'그냥 오랫만에 영어 공부 좀 해볼라 했더니 잘 안되서.'
'그렇지. 너무 오래 쉬었잖어. 쉽지 않을꺼야.'
'긍게. 너무 오래 안했나봐. 그래도 다른 과목들은
그렇게 버겁지는 않은데 영어가 ..'
'영어 학원 다시 다닐래?'
'아직은 좀..지금 다녀도 내가 따라가지 못할꺼야. 공부 좀 하고
필요하면 이야기 할께 엄마.'
'그래. 언제든지 필요하다고 느끼면 이야기 해. 엄마랑 아빠는
니가 원하면 언제든 다시 다니게 해줄테니까.'
알수 없었다.
왜 큰아이가 공부에서 마음을 거둬 버렸는지..
짐작하는건 내 잔소리가 아빠의 한마디 한마디가
케이티엑스처럼 앞질러 가버리는 동생이
그런 이유들이 아니였을까..생각만 할뿐
그래서 더는 다그치지도 더는 잔소리 하지도 못하고
그저 하루라도 빨리 마음 다잡아 주기만을 바랬었다.
그렇게 1년...아니 좀 더됬나?
첨부터 아닌 아이였다면 아예 기대가 없었을것이다.
그럼 속상함도 덜 했겠지.
처음이다.
아들넘 입에서 먼저 공부 이야기가 나온건...
가만...
지켜 보고 있다.
마음 잡아주길...
마음속으로만 바라며..